경주를 비롯한 경상북도에는 마땅한 겨울 관광지가 없다. 기온이 떨어지면 관광객들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경주를 찾던 관광객들은 대부분 눈이 쌓이는 지방의 스키장을 찾거나 온천지역을 찾는다. 제대로 된 관광지라면 겨울철에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그래서 마련했던 것이 동궁원 식물원이다. 하지만 초창기 개장 때의 관심에 비해 경주시가 짐작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규모가 작고 식물의 종류가 적으며 주변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또 대부분의 경주 관광지가 야외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겨울철 관광객 감소라는 현상을 겪기도 한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시급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겨울철 비수기에 겪을 관광업 종사자, 자영업자들이 고통이 적지 않을 것이다.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주의 관광 인프라를 좀 더 다양하게 꾸밀 필요가 있다. 물론 박물관이나 몇몇 실내 관광지가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문경의 석탄 박물관이 갱도 체험시설을 만들어 개방하는 것은 매우 생생한 아이디어다. 현대인들은 단순한 역사문화유적보다 체험하고 모험하는 것을 더 즐긴다. 그만큼 활동적이다.경주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역사적인 사실을 스토리텔링한 체험관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할 것 같다. 워낙 매체가 다양하게 발달됐고 여러 경로를 통해 그 정도의 체험은 이뤄진다. 그렇다고 도시의 격을 낮추는 프로그램을 집어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문화상품을 개발해 겨울철 언제든지 경주에만 오면 좋은 공연 좋은 전시를 즐길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방법도 있다. 이미 몇몇 도시는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 꾸준하게 좋은 연주와 무대공연을 선보이며 겨울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패키지로 엮어도 좋다. 문화예술상품과 역사문화 관광상품을 한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예산타령만 해서는 안 된다. 명분이 있으면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그것이 부가가치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강원도 산악지대처럼 겨우내 눈이 쌓이고 계절적 특성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기후를 활용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지정학적 불리함을 벗고 한 차원 높은 아이디어를 통한 겨울철 불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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