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취적 기질을 가진 말의 해가 밝았다. 갑오년 새해에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해이기도 하다. 미래를 향해 도전장을 던져보자. 불통과 갈등, 대결’의 해가 아닌 ‘도전과 희망’이 넘치는 보람찬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는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해 나라가 온통 국정원 댓글 사건과 종북 논쟁, 철도사태로 국민을 불안케 했다. 경주에 본사를 둔 한수 원 도 불신과 갈등으로 진흙탕이 됐다. 울진과 월성 원전단지에서 발생한 비리와 한수원 본사 임시사옥 불발에 휘말려 갈등이 극에 달했다. 새해 벽두 본지에 실린 성타 불국사 주지스님의 ‘지금이 시작이다’란 제목의 문화 컬럼이 가슴에 와 닿는다. 좋지 못한 기억들은 툭 털어 버리고 화합과 소통의 장을 향해 뛰어보자. 2014년 경북은 개도700년을 맞는다. 새로운 700년 설계를 시작해야 하는 경북은 도민들의 지혜를 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말의 해는 도약하는 희망이 해이기도 하지만 평탄치 못한 해이기도 하다. 긴박했던 국제정세에 당쟁으로 사분오열 됐던 조선왕조 동학혁명과 갑오경장, 청일전쟁이 일어났던 해가 120년 전 갑오년이다. 결국 국토를 청과 일본, 러시아의 격전장으로 내줘야 하는 수모를 겪었고, 일제에 병탄되는 단초가 됐다. 오늘의 상황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당쟁에만 골몰하는 정치권이 격동의 국제정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국익이 걸린 사안엔 당파를 떠나 국론을 모아야 함에도 막가파 정치가 판을 친다. 올해도 어렵고 힘든 과제들이 준령과 같이 다가와 희망의 크기보다 더 큰 험난한 시련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희망은 우리사회에 불통이 사라질 때만이 가능할까. 야당이 주장하는 불통 인물은 대통령과 일부장관이다. 국민들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맞는 말이다. 장관들의 불통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장관은 대통령의 지시만 따를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장관이 대통령의 뜻만 대변하며 정부의 ‘불통’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야당이 잣대는 소신껏 일하는 장관은 한마디로 눈엣 가시리다. 야당의 호통에 고분고분 하지 않으면 불통 장관으로 낙인찍히는 억울함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약속한 책임 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기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일부 장관들이 추진력과 열정이 부족 했던 게 사실이다. 국민들은 소신 있는 장관을 보고 싶어 한다. 일부 장관이 야당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소신이다. 장관에 대한 비판소리가 끊이지 않자 개각 설이 나돌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오후5시 기자 회견을 열고 박대통령이 개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각은 언제 단행될지 대통령의 마음속에만 있으며, 시기와 폭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철도 경쟁체제 도입 과정에서 관련 부처 장관들의 전략 부재와 소통 부족이 엄청난 화를 불렀다. 그렇다고 여론에 떠밀려 개각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저히 낮은 상황도 아니지 않는가. 다음 주 열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야생마의 거침없는 뜀박질 정신에다 고원준령을 떼 지어 넘는 ‘줄 기러기’의 지혜를 보태면 어떤 난관도 문제가 아니다. 반목과 갈등, 증오는 던져버리고 소통과 이해, 배려의 문화 속에 화합에너지를 발동시켜 대통합의 원년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발행인 박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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