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불우이웃과 복지시설에 기부를 했다는 아름다운 소식이 들리곤 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경제여건 가운데서도 많은 기업과 개인이 기부라는 선행을 펼쳐 각박한 세상에 한줄기 빚을 비춘다. 대부분이 아름다운 선행을 행하고 있지만 간혹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기부 소식이 알려져 그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우선 사심이 있어 보이는 기부가 있었다. 경주에 본사를 둔 한 공기업사장의 기부가 그것이다. 일전에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 공기업 사장은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 수익금 1천만원을 모 복지기관에 기부하면서 ‘보도자료’를 내게 해 만천하에 이 사실을 알렸다. 물론 지자체 단체장 출마예정자가 개인이 아닌 복지기관에 기부하는 것이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기업 사장으로서 더구나 내년 단체장 출마를 선언한 이상 ‘사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이번 기부가 다른 의도 없이 순수하게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행위였다면 비공개로 하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었으며 공개를 하더라도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공기업을 통할 게 아니라 공동모금회 측에서 공 사장의 선행을 발표했더라면 이 같은 의혹이 생기진 않았을 것이다.이상한 기부 소식도 들렸다. 포항의 모 그룹회장이 앞으로 7년 뒤에, 신축중인 자신의 저택과 외제승용차를 기부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수십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유럽풍으로 짓고 있는 사저가 완공되면 7년 뒤, 자신의 나이가 70세가 되면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자세한 기부 이유를 모르는 일반 시민들이 의아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당장 기부하는 것도 아니고 1,2년 뒤도 아니고, 7년 뒤에 그것도 자신이 일단 살아보고 기부하겠다니 이상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재력가는 이같은 사실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역신문에 싣기도 했다. 왜 7년 뒤에나 기부할 것을 미리 발표해 오해를 자초 하고 있을까? 기부는 예수님 말씀처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인군자의 말처럼 아무도 모르게는 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공치사를 바라고, 티를 내면서 하는 기부, 사심이 깃던 기부는 그 의미가 반감된다. 아무리 자기 PR시대라고 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기부는 환영 받기가 힘들다. 좋은 일 하고도 욕을 먹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주위시림들의 충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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