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에서 13일 또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4년 새 벌써 3차례나 불이 난 것이어서 주민과 관광객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화재로 큰 피해가 나면 자칫 세계문화유산이란 지위를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철저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불은 13일오후 4시 52분께 하회마을 내 북촌댁 아래채에서 일어났다. 불은 디딜방아를 전시한 아래채 초가지붕 30여㎡ 를 태우고 20여분 만에 꺼졌다. 북촌댁 본채와 1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하마터면 마을 내 가장 큰 고택인 북촌댁 건물에 불이 옮겨 붙어 큰 화재로 이어질 뻔 했다.지난달 4일 오후 4시께는 하회마을 부용대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하회마을 낙동강변에 있는 절벽인 부용대 기슭에서 일어난 산불은 참나무 50여 그루와 절벽 100㎡를 태우고 30여분만에 꺼졌다. 2010년 6월에는 번남고택에 역시 원인을 모르는 불이 나 목조 기와집 24칸 가운데 12칸을 태운 뒤 1시간 만에 진화됐다. 세계유산인 하회마을의 잇따른 불은 여느 가정집에서 일어나는 불과는 다르다. 하화마을에는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고 주기적으로 화재에 대비한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마을의 특성상 초가집이 많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화재 발생 위험은 늘어난다. 당연히 진압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 일기예보에 건조한 날씨가 예상되면 사전에 초가지붕에 물을 뿌리는 등 화재원인이 될 만한 일은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담배나 성냥 등 화인이 될 만한 물건은 소지하지 못하도록 마을 입구에서 산불예방 수준의 적극적인 통제도 불가피 하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세계문화유산 관리 부실이라는 오명은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비단 세계유산 화재 위험은 하회마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주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등도 화재 위험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목재건물과 초가지붕이 많은 민속마을의 특성상 화재예방은 관리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 화재예방을 위한 예산은 그 어떤 예산보다 우선해야 하며 최신의 화재장비를 마련하고 화인이 될 만한 환경을 차단하는 시설운영과 설치가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최소한 세계유산 안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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