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도로명 주소 사용이 전면 시행되면서 불편으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전면시행 시기가 2년이나 유예됐는데도 이같은 혼란과 불편이 계속되는 것은 우선 홍보가 덜 된 탓도 있겠지만 새 체계 자체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도로명 주소는 기존의 행정 구역이 아닌 도로를 따라 주소가 정해져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설명처럼, 길만 찾으면 일련번호로 원하는 목적지가 어느 정도 남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때문에 화재나 범죄 발생 때에도 소방차나 경찰의 현장 도착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어 주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운송업체의 경우 물류비도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 효과도 크다. 그런데 막상 전면시행에 들어가고 보니 혼란과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직까지 홍보가 덜 돼 자신의 도로명 주소를 모르고 민원실을 찾아 서류를 작성하다 퇴짜를 맞기도 하고, 배달업체들과 택시업체나 기사들은 아직까지 도로명 주소를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가장 큰 문제점은 도로명 주소가 도로가 연결된 여러 동이나 구에 걸쳐져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거의 특정 동이나 구를 기억해 그 동의 이름이 게재된 목적지를 찾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관공서의 시행착오도 많다. 도로명 주소를 홍보는 하고 있지만 막상 도로에 나가면 도로명 주소가 적인 표시가 너무 작게 돼 있고 간격이 넓어 특히 운전중일 경우 목적지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이런 경우 도로표지판에다 현재의 위치를 도로명 주소와 함께 표시하고 표지판의 간격을 보다 좁게 그리고 글씨를 크게 해서 도로에 설치해야 할 것이다.이와 함께 현재의 도로명 주소는 몇 번이 끝인 지, 어느 행정 구역인지에 대한 표시가 없다. 외지인의 경우 이로 인한 불편이 특히 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물리적인 불편도 문제이지만 도로명 주소는 기존의 행정동이나 법정동의 이름을 쓰지 않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 문화를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런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새 주소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드물다. 기존의 지번 체제 역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소체제 개편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져 있다고 볼 수 있다.이런 점들을 고려해 정부와 지자체는 시행초기의 불편한 점을 더욱 세밀하게 파악해 가능한 이른 시기에 현재의 미비점을 개선해야 혼란이 줄어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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