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의 로컬푸드 매장 성공 이후 로컬푸드 운동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지역에서 난 ‘안전한’ 농산물을 ‘값싸게’ 구입하자는 것이 로컬푸드 운동의 취지다.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모두 좋은 방식이어서 전국의 지자체와 농협이 강하게 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북도도 이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12년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규모는 3조809억원으로 2006년보다 235%가 되는 규모라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친환경 농업이 아니고서는 농사지을 생각을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로컬푸드 사업이 성공하려면 생산물은 당연히 친환경이어야 한다. 그리고 품질은 고급이되 가격은 저렴하고, 공급이 안정돼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 소비지와 가까운 곳에서 난 것이라야 한다. 그런데 이런 조건은 갖추기가 비교적 쉽다. 문제는 마케팅 능력이다. 공급자의 대부분이 농사가 전문인 농민들이다. 이들이 마케팅에서 전문가인 대도시의 대형소비점을 따라갈 방법이 없다. 요즘은 이들 대형 소비점도 농민들과의 직거래를 통해 가격파괴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로컬푸드 매장은 소비자들이 이런 대형 소비점을 찾는 이유부터 우선 분석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가지 품목을 사기 위해 대형 소비점을 찾는 것이 아니다. ‘간 김에’ 그동안 필요했던 이것저것을 고르고 심지어 문화행사까지 즐기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곳에서는 소비자가 왕이라는 쇼핑의 즐거움이 있고, 환불과 교환이 자유롭다. 매장은 쾌적하고 넓으며 주차하기도 좋다. 로컬푸드 매장이 이런 대형매장과는 도저히 경쟁을 할 수가 없다. 때문에 대형매장이 갖지 못한 것들을 갖춰야 살 수가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의 하나가 대형매장보다 값이 싸면서도 품질은 더 높아야 하는 것이다.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대형매장보다 싸지 못하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리함을 농업인들이 극복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매장 건립비용, 운영비, 배송차량, 포장비, 홍보비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장이 독립할 수 있도록 한시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로컬푸드 운동의 생명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참여 농민들도 언제까지나 지자체에 기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운영의 묘를 깨쳐야 할 것이다. 일례로 시장에서 어느 품목에 품귀 현상이 일어도 로컬푸드 매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가격이 형성된다면 그 입소문은 순식간에 퍼질 것이다. 외국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농가들이 국내 가격이 폭등했을 때 바이어들과의 계약을 팽개치고 국내에 자신의 농산물을 공급한 나머지 외국 수출 길이 끊기는 일이 이곳에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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