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주-울산 3도시는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뤘던 통일신라의 모태이자 문화공동체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3도시 단체장이 경제통합을 공약으로 채택했으면 한다.현실적으로 행정 통합이 어렵다면 3개 도시를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도시 네트워크를 형성해 행정 통합에 버금가는 경제적 효과를 공유하자는 대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여론조사에서 포항시민들은 울산-경주-포항 행정통합과 포항-경주와 행정통합을 묻는 질문에 둘 다 찬성이 우세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주와 행정통합이 찬성 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포항이 철강도시로 급성장했지만 뿌리는 신라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서 깊은 충효의 고장이다. 포항은 신라 아달라왕 4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왕이 되고 왕비가 되어 일본 시조 왕으로 추앙 받고 있는 연오랑 세오녀를 배출한 역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들 도시가 통합될 경우 이상적인 광역화 모델이 탄생되면서 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엄청날 것이다. 울산과 포항의 산업, 해양 인프라와 경주의 역사 문화, 관광인프라가 합칠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학계 주장은 수십년 전 이들 도시를 묶어 경상 동도로 분리시키자는 주장도 있기는 했지만  현재 논의는 장기적인 거대담론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다소 일방적이긴 하지만 재작년 여름 3개 도시를 통합하자는 목소리가 울산 경주에서 처음으로 제기됐기 때문에 한번쯤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서는 포항 인접 영덕과 울산 인접 양산까지도 포함하자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그렇지만 시류에 편승한 충동적인 통합논의보다는 장기적인 발전과제로서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면서 행정통합 필요성의 원칙을 되새겨 봐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행정구역 통합의 가장 큰 근거는 행정의 효율성 증대이다. 중복된 행정구조에 따른 예산 낭비와 주민불편을 없애고 지방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가 우선이다. 경주도심위기범시민연대가 행정통합논의를 요구하면서 발표한 성명서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경주지역의 인구감소 문제와 빈약한 재정자립도 문제를 해결하고 역사·경제·교육·자족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광역화가 필수적이다. 포항-울산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효율성 차원에서만 접근할 사안은 아니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행정구역이 갖고 있는 의미가 단순한 땅의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하나의 유기체로 볼 정도이다. 단순한 물리적 결합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도 많을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본격적인 통합논의에 앞서 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본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다음 각 지역이 지향하는 최종 청사진을 놓고 면밀한 검토에 들어갔으면 한다. 통합논의는 지역공동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한다.3도시 단체장이 총론에서는 찬성하면서 각론에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제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나설 때다. 시민들은 당장 행정통합은 어렵겠지만 경제통합으로 3도시가 동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삼진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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