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전국적으로 발생한 AI가 지금까지는 경북을 피해가고 있다. 전국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은 곳은 경북과 강원도뿐이다.이로 보건대 이들 두 곳에서 지금까지 AI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리적 원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곳은 대규모 철새 도래지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북의 경우 인근 밀양에서 지난 달 말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AI가 발생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밀양은 대규모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와 14km, 우포늪과 27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주요 관광지인 대규모 철새 도래지가 없는 것이 농민들에게는 오히려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이같은 지리적 이점이 있다 하더라도 방역당국의 차단방역 조치가 없다면 AI는 순식간에 경북과 강원도로도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 가금류를 실은 차량은 물론이고 가금류 농장을 드나드는 사료차량 등 각종 차량과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경북도가 추진한 고강도 차단방역조치는 주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다행히 AI발생 신고는 지난달 중순경 발생 이후부터는 매일 있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1, 2, 6일에만 신고되는 등 뜸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상이 없다고 해서 방역조치를 완화할 수는 없다. 경북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북도가 취하고 있는 방역조치는 세밀해 도민들을 안심케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북도는 가금류 거래가 지난 6일부터 허용됨에 따라 매월 1~2일, 15~16일에 전통시장에서 가금류를 모두 비우고 일제소독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가축이동상황 예측을 위해 종오리?종계?부화?도계장을 대상으로 입식 및 도축계획을 제출 받아 역학관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AI발생 경계지역내 병아리 공급 및 입식 자제, 역학관련농가 및 AI의심축 신고농장 인근지역에서 입식 할 때는 검사결과와 역학관련 이력을 반드시 확인 후 시군 협의를 거쳐 입식토록 한 점, 고병원성 AI전파의 주 매개체로 추정되는 왕겨 및 분뇨운반차량에 대해 상황종료시까지 ‘소독필증’을 발급받아 운영하도록 한 점 등은 도가 방역 강도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조치다. 이같은 방역이 곳곳에 이뤄지면 축산 농가는 물론 일반 시·도민들도 당연히 불편이 따른다. 이 불편을 참지 못하고 잠시 방심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손 하나만 잘 씻어도 감기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듯이 이번 AI도 축산농가의 개별 방역 수칙, 일반인들의 철새 도래지 방문 자제 등만 잘 지켜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날이 급속히 따뜻해지는 이 달이 AI방역의 고비다. 당국과 축산농민, 전 시도민들이 지혜를 모으고 조금만 인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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