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취임연설 마지막 문구는 “국가에 당신을 위해 무얼 해달라고 하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으십시오”이다. 민주국가의 지도자보다는 전제군주국가의 제왕이 사용했을 법한 이 문구는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를 경계하는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미국이란 나라는 성립자체가 세계 여타 나라들과 달랐다. 태생이 국왕 없는, 국민이 주인이 된 나라이기에 성립초기엔 정부보다 국민의 힘이 강한 특이한 나라였던 것이다. 그래서 유럽 여러 나라의 국민들이 군주로부터 주권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을 하는 동안 미국은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권리를 부여받기위해 노력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의 연장선에 보자면 케네디 대통령의 말은 국민들은 이미 국가로부터 많은 자유와 권리와 혜택을 부여받고 있으니 국가에 더 해줄 것을 바라지 말고, 국가를 위해 무언가 해주길 바라는 것이었다.이를 우리나라의 보훈정책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우리가 바라는 ‘명예로운 보훈’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다. 정부가 아무리 보훈을 명예롭게 만들려고 해도 그 명예와 직결되는 대상자들이 스스로 명예로워지지 않으면 공염불에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우리나라의 보훈대상자들은 나라의 경제력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대우를 받고 있다. 그 대우는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더욱 좋아질 것이다. 그에 상응해 우리 보훈대상자의 품격도 점점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과거 6.25전쟁에 참전해 다친 상이용사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좋지 못한 적이 있었다. 당시의 상이용사들은 국가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희생했으나 재정상태가 좋지 못했던 정부가 제대로 챙겨주지도 않았으며, 다친 몸으로 변변한 일자리를 얻을 수도 없으니 생활이 궁핍해 구걸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었다. 억울함을 헤아려주는 이도 없고 하소연할 곳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무시와 냉대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분들의 희생 위에 현재의 자유가 있음을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보훈의 참뜻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구호, 원조가 아니다. 그 분들의 나라사랑정신을 기억하고 이어받아 국가발전의 정신적 에너지로 결집하는데 있다. 국가는 보훈대상자에게 최상의 예우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보훈대상자는 국민의 모범이 돼 존경을 받는 것이 명예로운 보훈을 달성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지방보훈청 보상과 박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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