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대구와 경북의 농협 임원선거에서 불법이 잇따라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성서의 한 농협이 부정선거를 시작했다. 지난달 이사 8명과 감사 2명을 뽑는 선거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뿌리고 향응을 제공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경북에서는 구미지역의 한 단위농협 임원 선거에서도 대의원 수십명에게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진상을 파악하고 있으며 포항에서도 한 단위농협 임원 선출 과정에서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또 문경에서도 한 농협 임원 선거에서 조합원들에게 선물을 돌린 혐의로 한 사람이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선물가격의 10~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폭탄을 맞을 처지에 있다.이같은 일은 대구와 경북 지역에 국한된 일도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농협 임원 선거’를 검색해보면 이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주고받은 사례가 끝도 없이 나열되고 있다. 또 농협만 이런 것도 아니다. 축협과 수협도 마찬가지다. 이들 조합에서 선거때마다 이런 부정이 되풀이되는 것은 조합 임원들에게 많은 특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김춘진 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전국 1천163개 지역농협이 채용한 전·현직 임원(조합장·상임이사·상임감사) 자녀 211명 가운데 74%인 157명이 필기시험 없이 전류전형과 면접만으로 합격했다고 한다. 또 최초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인원 가운데 50%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 한 농협의 경우 재직 중인 직원 97명 가운데 6명이 임원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도 축협과 수협 역시 전·현직 조합장과 상임이사나 감사 등 임원의 자녀와 친인척들의 특혜성 채용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조합 임원이 되면 사업 승인, 자산취득, 예산 등 조합의 중요사항에 대한 의결권을 가진다. 고액의 회의수당도 받을 수 있으며 각종 연수 혜택도 가진다. 농협은 지난 달 윤리경영실천서약식까지 했다. 그런데도 이후 선거부정 사례는 전국적으로 일어나 이같은 서약식이 하나의 보여주기 행사라는 것을 반증한다.이들 조합이 임원이 아니라 진정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한 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임원들에 대한 과도한 권한을 줄이고 조합원들에게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지나치게 높은 급여부터 낮춰 조합원들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조합원들의 어려운 생활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조합 임원들의 ‘돈잔치’ 말썽도 숨겨서 될 일이 아니라 아예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