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마우나리조트 사고는 폭설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설 공사에서부터 행사 추진, 그리고 사고 후의 대응 등에서 갖가지 문제가 뒤엉킨 인재로 결론이 나고 있다.인재의 특징은 사고 방지의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부실에 이르면서 한 순간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도 이 전형을 빼닮았다. 사고 전까지 여러 ‘작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대충’ 넘어간 결과인 것이다. 우선 이 시설은 설계대로 지어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붕에 하중에 보다 강한 H빔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큰 문제는 리조트측의 대응이었다. 시설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사고 전에 알았다는 의혹도 나온다. 참사 발생 1주일 전 리조트측과 건축업체는 시설보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건축업체는 시설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1천여만 원의 소요 경비를 제시했지만 업체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같은 공법으로 지은 인근 공장들은 폭설이 내리자 붕괴를 막기 위해 소방 호스로 밤을 새워 눈을 녹였지만 리조트측은 붕괴위험을 알면서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데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리조트측이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웠고 사고후 대처도 힘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학생들은 부상자 구출에 정신이 없는데 리조트측 직원들은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리조트측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급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 중상자는 중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만 구급차들은 장비와 치료인력이 적은 소형 병원으로 옮겨놓고 가버렸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병원을 찾아가야 했지만 급한 나머지 가까운 병원을 찾는 데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학교측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대학본부는 이같은 큰 일을 총학생회에 맡긴 것부터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본부측의 개입이 없는 오리엔테이션은 학생들만의 친목모임에 불과하다. 때문에 정작 대학의 비전과 정책, 올바른 수업방법, 취업 관련 안내 등 가장 중요한 대학생활 안내는 다시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 엄청난 예산이 드는 이런 행사로 대학마다 총학생회와 업자간의 불미스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 대학은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한 것이다. 이런 행사를 대학 외부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이 모든 것 중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진행됐더라면 이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같은 총체적 부실은 이 대학, 이 업체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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