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아 혜승아 정훈아 체리야 진솔아 성은아 아아! 성호야 그리고 최정운 씨 편히 잘 가시라. 2월이 왜 이리 추운 것이냐. 왜 이리 가슴 시리게 하는 것이냐.경주에서 불어오는 눈바람이 그런 것이냐. 그것이 칼바람이라면 맞고 쓰러져 내 피를 몽땅 주어도 좋다. 그것이 아니구나. 꽃샘 눈이 꽃봉오리를 쓰러뜨리고 예리한 칼날로 가슴을 벼리고 있구나. 순간이 영원이 되어간 꽃들아, 젖은 눈에 묻혀 눈 뜨지 못한 시간이 얼마나 길었느냐.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눈을 떠보라.애통 하여라 피지 못할 꽃봉오리들이여!부조리와 불합리가 눈 더미가 되어 너희를 덮치는 걸 몰랐다. 뒤에 남은 우리를 용서해다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너희 이름을 부르는 일 밖에는 아무것도 없구나. 강영환 시인이 목이메인 조사를 낭독하자 참석자 모두가 오열했다. 떠나보낸 사람들이 쏟아낸 눈물로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된 것이다. 22일 오전 부산외대에서 열린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숨진 부산외대 학생 합동영결식장은 유가족과 친지, 친구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충격으로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영결식이 시작되자 유가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오열하면서 영결식장으로 들어셨고 합동영결식장은 말 그대로 눈물 바다였다.유족대표 고 김진솔 양 아버지는 마지막 인사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얼마나 무서웠니. 미안하다.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내가 막아주지 못해서 내가 대신 아파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사랑하는 아이들아, 엄마아빠를 용서해줄 수 있겠느냐“며 울음을 터트렸다.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에서 1시간30분가량 엄수된 영결식은 사고 발생 4일 만이다. 이날 합동 영결식에는 유족과 부산외대 재학생, 대학 교직원, 각계 인사 1천여 명이 참석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학생들을 추모했다. 합동 영결식은 하수권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 희생자 9명에 대한 `명예 졸업장` 수여식, 장례위원장인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의 영결사, 서남수 교육부 장관· 허남식 부산시장· 새누리당 김세연 국회의원·학생 대표의 조사 순으로 진행됐다.유족과 각계 인사의 헌화가 끝나자 희생자들을 태운 운구 차량은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를 한 바퀴 돈 뒤 각자의 장지로 이동했다. 숨진 학생들은 울산 하늘공원, 부산 기장군 철마면 실로암 공원묘원 등지에 안장됐다.우리 어른들은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월17일 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에 온 국민들이 슬퍼했다. 만남의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고 하는 말이 원망스럽게 느껴진다는 김해린 부산외대총장의 애절한 사연이 슬픔을 더해주고 있다. 고사에 사조이별(四鳥離別)이란 말처럼 새들도 낳은 새끼가 성장하여 멀리 바다로 날아갈 때 어미 새가 슬퍼했는데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버이와 자식이 헤어지는 슬픔을 이겨낼 사람은 드믈 것이다.  어쨌든 검찰과 경찰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고인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로 관련자를 엄단해야 한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어야 한다. 이제 모두가 내일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을 때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 박준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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