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있는 ‘늘시원한 위대항 병원’의 노성균 원장이 지난 11일 자체 개발한 `하마좌욕기` 200대를 영천시에 기증했다. 이번 기증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환자가 많아야 수익이 생기는 병원이 자신의 주 진료과목 환자의 질병의 발생을 줄이는 좌욕기를 기증했다는데 있다. 이는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자신의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질병을 막아 보겠다는, 어쩌면 비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기증이라는 점이다.2001년부터 항문질환전문병원을 운영해 온 노 원장은 항문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좌욕이라는 신념하에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좌욕을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르신과 임산부 등에게 무료로 배부해 오고 있다. 이 좌욕기도 노원장 자신이 직접 개발한 제품이다. 노 원장의 기행(?)은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좌욕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출간한 동화책‘사자왕은 고기가 왜 싫어졌을까? 원숭이의 엉덩이가 왜 예뻐졌을까? 호랑이는 똥꼬가 왜 아팠을까?’65세트(195권)를 지역의 도서관과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드림스타트센터 아동을 위해 기증했다. 노원장이 기증한 이 책들은 이제 그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책으로 취급받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들을 한 병원 의사가 하고 있다는 점이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제 부터라도 당국이 나서 집병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항문질환은 누구에게나 들어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질병이고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려 있지만 병원을 찾기를 꺼려하고 노출을 주저한다. 특히 시골에 사는 노인들의 경우 남들은 물론 자식들에게 조차도 밝히기를 거려하는 질병이라 항문질환의 예방과 치료는 건강하고 시원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다. 노 원장의‘의미있는 기증’을 계기로 이제 기증문화가 다른 의사들로 확산이 돼야 한다. 돈만 밝히는 의사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가슴이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지식과 능력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분이라도 사회를 위해 돌려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치열한 경쟁 체제를 맞고 있는 병의원과 의사들이 자주 그리고 크게 주위를 돌아 볼 여유가 없겠지만 병의원의 특성상 많은 환자들과 국민의 보험료, 정부의 재정이 부담한 진료비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열린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 볼 필요가 있다. 노 원장의 마지막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의사라면 수익보다는 국민의 대장·항문질환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며 “무료 배부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2,3의 노 원장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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