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전국 7개 시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중 인문교류 테마도시’로 선정된 것은 엄청난 수확이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도정(道政)에 날개를 단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성장이라는 우선순위에 매달려 인문학을 잠시 등한시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시 ‘융합’과 ‘통합’의 시대가 열리면서 경제 뿐 아니라 첨단산업, 의료, 바이오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인문학적 요소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는 중대한 시점이다. 물질만능 시대를 넘어 감성과 휴머니티의 시대에 인문학은 더 이상 푸대접 받는 ‘고리타분한’ 분야가 아닌 것이다. 특히 요즘은 물건의 질과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을 감동시키는 ‘이야기 만들기’가 더 가슴에 와 닿는 마케팅 전략이 됐다. ‘스토리 텔링’없이 무엇을 홍보하거나 물건을 팔아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러한 ‘스토리 텔링’은 대부분 인문학적인 자양분을 바탕으로 꽃을 피우기 마련이므로 인문학적 소양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이런 전환의 시대에 경북도가 인문학의 보고(寶庫)라 일컬어지는 중국과의 인문교류 도시로 선정된 것은 대단한 수확이다. 경북이야 말로 대한민국 인문학의 집산지라 해도 손색이 없는 역사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 중국 최고(最古)의 역사도시 산시성과 국가적 차원에서 인문교류를 시작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요원의 불길처럼 번질 것이다.사실 한·중 인문교류사업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유대강화를 합의한 이후 나온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경북도가 선정된 것은 그 동안 중국과의 교류협력, 한중 실크로드 교류 성과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추진하는 실크로드 상징사업, 경북-산시성 자매결연 기념사업, 경주-시안 자매결연 20주년 기념사업 등이 특히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제 경북도는 정부차원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야한다. 교류기념 사업과 함께 전통예술공연은 물론이고 청소년을 상대로 한 인문학 포럼, 활발한 인적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IT에 밀려 가뜩이나 젊은 층으로부터 홀대받고 있는 것이 인문학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는 만큼 신라의 거점인 경북과 진나라는 물론 수당(隋唐)의 거점인 산시성이 하루빨리 손을 잡아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인문학을 재발견하고 이를 재도약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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