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도시철도(지하철)야 말로 창조경제요, 상생(相生)의 대표적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일 경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대구도시철도1호선 하양(河陽)연장과 관련, 대구광역시와 경북도, 경산시 3기관이 함께 모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명색이 대도시라고 자부하는 대구에 지하철이 개통된 것은 1997년 11월 이었다. 진천∼중앙로 간의 10.3km 구간에 대하여 부분 개통을 했는데 이듬해 5월에 진천∼안심 구간의 24.9㎞가 완전 개통된 것이다. 지금은 대곡까지 연장돼있고 추가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당시로는 서울·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3번째, 세계에서는 84번째로 지하철을 보유한 도시가 된 것이다. 그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 됐다. 그 편리한 지하철이 대구와 경북의 경계선을 정확하게 재단하는 분리의 원흉(?)이 된 것이다. 지하철 1호선을 타보면 동구 안심 경계에서 정확하게 끊어진다. 그 때만해도 대구와 경북에 대한 구분이 별로 없었다. 경북이 없는 대구가 어디 있으며, 대구 없는 경북은 어디 있단 말인가. 같은 한 솥밥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당연했는데 끊어진 지하철을 보며 ‘여기가 대구의 끝 지점’이라는 생각을 일깨워 준 것이다.  그것이 대구 경북인에게 지리적 학습은 시켜주었을지는 모르지만 상호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든 장본인이 된 것은 틀림없다. 대구 돈으로 대구까지만 지하철을 놓겠다는 지방자치단체적 행정 분리주의가 낳은 기막힌 오작품이 아닐 수 없다.  지하철 2호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한으로 가는 철길도 아닌데 수성구 사월에서 영락없이 길은 끊어져 있었다. 불과 몇 ㎞ 코앞에 수 만 명의 학생들이 대구에서 통학하는 대학이 있는데도 행정편의주의는 이를 무시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대구지하철은 적자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이용객에 비해 너무 큰 투자를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2호선을 영남대 구간까지 연장하겠다는 발상이었다. 사월에서 영남대까지 불과 3.4㎞ 구간에 3개 역을 만드는데 5년 3개월이 걸렸고 2012년 9월 완전 개통했다. 적자투성이 2호선이 금덩어리 노선으로 확 바뀐 것이다.  이제 지하철 1호선도 하양까지 연장 운행키로 했다. 내년도에 첫 삽을 뜬다고 한다. 하양지역은 영남대와는 또 다른 거대 대학도시가 아닌가. 새로운 교통혁명이 일어날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교통수단이 특정 지자체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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