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선생은‘동의보감’에서“통즉불통(通卽不痛)하고 불통즉통(不通卽痛)“ 이라고 했다. 즉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것이다. 이 말에 적극 공감하면서 통하지 않아서 가슴아파하는 많은 분들이 있다. 바로 대기업에 생산제품을 납품해 매출을 올려 종업원들을 먹여 살리는 중소 협력업체 기업인들이다. 그럼 왜 그들은 자신들의 밥줄에 대해 가슴아파하고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일까?금년 1월 중진공 경북남부지부장으로 부임한 이후 중소기업 현장을 꾸준이 방문하고 있는데, 영천에 있는 대기업 2차 협력업체의 k대표와 면담한 결과, 모기업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대기업의 우수한 경영실적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의 산물임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협력기업들이 양질의 제품을 적정(?)가격에 공급한 것도 분명 일정부분 기여도가 있을 것인데, 협력사들의 경영실적에는 그다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지속적인 납품가격 인하가 주요인이라고 한다. 또한 대기업이 암행감찰이라도 나와서 2차 3차 협력업체의 실상이나 제대로 파악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정확한 실상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데 효과적인 대책이 나오겠느냐고 반문한다. 협력·협업관계의 성과는 1차 협력업체가 혜택을 많이 받고 2, 3차 협력업체들은 실질적인 혜택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연말·연시 직원들에게 주는‘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며 k대표 역시 열심히 일을 하는 직원들에게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해주고 싶지만 현실 여건을 살펴보면 그럴수 없어 자괴감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현 정부가 정부운영 패러다임인 정부 3.0의 핵심가치를 “협력·협업”과 “소통”에 두고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가를 이해해야 한다.급변하는 글로벌 기업환경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해당 기업 스스로의 능력만이 아니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네트워크 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결정적인 이유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협력·협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끝으로 대·중소기업 협력협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더 여유가 있는 대기업의 인식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합리적 대금결제 유도, 불법적인 하도급거래 관행 근절 등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 대·중소기업 협력협업과 동반성장은 일부 대기업과 1차 협력회사의 관계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왔는데, 2차·3차 협력관계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소통하여 모기업에서 내려오는 온기를 저 아랫목까지 나누어서 제대로 통하게해 그분들의 가슴앓이가 한이 되지 않도록 막힌곳을 풀어줘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북남부지부장박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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