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도 지나고, 노오란 산수유 꽃망울이 활짝 피는 봄이 왔다. 곳곳에 생명의 기운이 넘치고 봄의 문턱은 성큼 다가왔건만,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동장군은 꽃샘추위로 코끝을 시리게 한다. 3월은 봄이 오는 소리에 들뜨고 설레는 생명의 계절이다. 하지만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할 아픈 기억을 동시에 품고 있는 달이기도 하다.오는 3월 26일은 천안함 피격 4주기가 되는 날이다. 4년 전 그날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침몰되었고, 해군용사 46명이 전사하고, 구조 중이던 한주호 준위가 전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온 국민을 분노에 휩싸이게 하고 충격에 빠뜨렸던 천안함 피격 사건을 저지르고도 북한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함은 물론, 이후에도 연평도 포격 사건,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지속적인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2월20일~25일) 기간 중에도 동해안으로 발사한 300mm 신형 방사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8발의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하는 도발을 하고 있다.이처럼, 북한은 전면에 평화를 내세우며 뒤에서는 도발을 감행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천안함 피격 때도 북한의 주장을 옹호하며 합동조사 결과를 믿으려 하지 않고, 내부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둥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쳐 유가족들을 더욱 아프게 했던 사실이 있다. 이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내성이 생겨, ‘별거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국민들 마음속에  어느덧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보불감증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우리는 과거 월남이 미국 등 우방국의 지원으로 세계 5위의 막강한 군사력을 지니고서도, 그보다 훨씬 열세였던 월맹군에 처참하게 패했던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아무리 막강한 군사력과 첨단 무기가 있어도, 지도층의 부정부패와 안일한 생각, 국민들의 안보의식 결여는 결국 한 국가를 패망으로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평화와 번영은 거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갈구하고 준비하는 마음자세, 국민들의 결집된 안보의식이 바탕이 될 때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천안함 피격 4주기를 맞아 우리 국민 모두는 북한의 도발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국가수호를 위해 희생하신 46용사와 한주호 준위의 넋을 위로함은 물론, 그 고귀한 뜻을 받들어 국민통합의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대구지방보훈청 기획관리팀장 우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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