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3대문화권사업 중의 하나인 영천시 화랑설화마을 조성사업이 25일 금호읍 황정리에서 첫 삽을 떴다. 이로써 경주, 청도, 경산과 함께 아우르는 ‘신(新)화랑풍류체험벨트’사업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3대 문화권사업은 경상북도가 자랑하는 낙동강, 백두대간, 신라·가야·유교의 3대 문화를 활용하여 경북을 세계적인 역사문화 및 생태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키자는 대단위 프로젝트다. 그 중 신라문화를 대표하는 화랑정신을 현대적인 아이디어로 접목시키자는 것이 ‘신화랑풍류체험벨트’사업이다.  화랑정신의 세계화작업은 경상북도의 해묵은 사업이다. 이미 지난 2008년 9월 ‘5+2 광역경제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선도사업에 선정돼 설계용역·발주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친 상태다. 그때부터 국책사업이라는 꼭지를 달고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이날 기공식을 맞은 것이다.  영천 화랑설화마을은 교육·정신수련 및 문화 복원이 컨셉인 타 시군과 차별화해 휴양레저 공간으로 조성한다. 즉 `산천에서 수련하고 노니는` 화랑의 산수유오(山水遊娛)정신을 연출한 신화랑주제관, 그린스테이션, 풍월 못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경산지구는 화랑도 수련공간인 연병장 유적(압량유적)을 정비·복원하는 등 화랑도 관련 전통문화 행사를 재현하고, 청도지구는 화랑정신 수련, 화랑문화 체험, 체재형 연수프로그램 등 심신수련의 공간으로 개발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김유신 장군과 천관녀와의 설화를 구현한 전시물이 설화재현마을에 들어서고, 국궁을 쏴볼 수 있는 체험장이 화랑무예공연장에 마련되는 식이다. 특히 화랑정신을 영천의 말과 별로 형상화 해 설화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관광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을 주는 ‘일석2조’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야심찬 사업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현대적 감각을 갖추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물론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화랑정신 재현’이라는 거대 담론은 분명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구태의연한 프로그램으로 일관하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영천은 화랑관련 설화가 핵심인 만큼 탄탄한 스토리 개발에 나서야한다. 스토리 텔링이 쉽지않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스토리 텔링에 한계가 있다면 ‘스토리 메이킹’을 해서라도 물건을 만들어야한다. 어중간한 아이디어와 시설물로는 화랑정신 재현에 실패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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