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한 바람이부는 날이면 잠을 설친다. 눈만 뜨면 바라보이는 설악산 대청봉에 하얀 눈은 점차 사라져 어느덧 9부 능선에만 눈이 보일 뿐이다.지난 3월25일 저녁 7시15분경 낙산사 부근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접하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떨렸다. 현장에 도착 하기 전 차량 안에서 2005년 4월4일 발생한 낙산사 대형 산불이 떠오르는 것이다. 성난 화마(火魔)는 민가와 가축 그리고 임야 974ha를 태우고도 모자라 천년고찰인 낙산사(落山寺)를 삼키고 국보급 보물인 479호 동종(銅鐘)까지 내 팽개치듯 녹아내리게 했던 악몽 같았던 순간들이 뇌리를 스친다.현장을 목격하고 진화작업에 참여했던 그 시절 TV로 생중계 되었던 그 순간들은 나뿐만아니라 전 국민을 가슴 아프게 만들었던 그날을 우리 모두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강한 바람에 맹렬히 타오른 화세는 동쪽 바닷가에 위치한 낙산사 쪽으로 번지는 것이다. 아! 또 그 꼴이 되겠구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행히 강한바람이 서서히 멈추면서 화두는 잡혀갔다 천만 다행한 일이다. 민·관·군이 합심하여 초동 진화로 큰 피해를 막았지만 놀란 가슴은 아직도 그 여운이 남는다. 이 모두 국민의 재산 국가의 재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충정어린 애국심이 아닌가 싶다.영동지역은 지역적인 특성으로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저서고(東低西高)의 지형으로 4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푄 현상의 강한 계절풍이 불고 있다. 이럴 때 일단 발생하면 대형 산불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최근 10년간 산불발생 통계를 보면 봄철에 70% 가을철에 30%가 발생한다. 원인별로 분석하면 입산자실화 43% 담뱃불 부주의 9% 쓰레기소각 9% 기타 39%를 차지한다. 요즘 영동지역에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산불경보 경계발령이 내려진 상태다. 김택암 양양국유림관리소장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