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북도지사 선거전의 쟁점은 두 가지 즉 김관용 예비후보 관련 `병역비리`와 `논문표절`에 집중돼 있다. 병역비리라는 것은 김 후보 아들이 병역면제를 받도록 하기 위해 김 후보 부인이 병원의 권모 행정부장과 이모 내과과장에게 각각 1천250만원과 1천만원을 줬다는 것이다. 권오을, 박승호 후보는 이 문제를 가지고 연일 김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당시 김대업을 앞세운 병풍사건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권·박 후보는, 김 후보 부인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병원 권 부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천250만원을 선고하고, 이 과장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천만원을 선고한 판결문을 병역비리의 증거라며 김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김 후보가 이 판결문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세한 해명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 "당시 DJ정권이 보수층을 겨냥해 대대적인 흠집잡기 나섰으며 김 후보에게도 대선에서 이른바 `병풍`을 일으킨 김대업을 투입해 편파수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김대업은 당시 사기죄로 구속돼 있었는데도 수사에 참여해 전부터 알고 지내던 권 부장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회유했고 판결은 권 부장의 허위진술을 토대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권 부장은 김 후보와 부인, 그리고 그 아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셈이다. 그 권 부장이 최근 김 후보에게 자신이 허위진술을 했다는 고백을 글로 써서 김 후보에게 보내 왔다고 한다. 그런데 권 부장은 이 서신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한다.  때문에 아직까지 이 `고백`을 `양심선언`이라고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공개 못 할 속사정이 있겠지만, 한 사람에게만 진실을 공개하고 세상에는 감춰달라고 한다는 것은 개인적인 용서를 비는 것이지,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고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들을 그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하도록 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심선언에는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대단한 용기가 있어야 한다. 지금 상당수의 도민들이 김 후보가 병역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권 부장의 양심선언이 꼭 필요한 때이다. 그 순간 이후부터 권 부장은 진정한 양심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 용기를 가진 `사나이` 권 부장이 나타날 것인가.  이번 선거는 또 하나의 사나이를 기다리고 있다. 김관용 후보다. 그에겐 최근 논문표절이라는 굴레가 덧씌워지고 있다. 행정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이라고 한다. 상대후보들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상당한 분량이 글자 한 자 다르지 않고 똑같다. 실수로 인용표시를 깜빡하고 잊어버렸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분량이다. 일반대학원이 아닌 특수대학원의 논문이고, 그것이 관행이라고 생각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진실을 추구하는 학문의 세계에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별 것 아니라며 이를 덮어버리려는 시간이 길어지면 정말 별 것이 된다. 표절에 대한 입장을 빨리 밝히고 이에 대한 도민들의 심판을 떳떳이 받겠다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적정 순간을 놓치면 그 용기를 보일 기회가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과연 용기 있는 두 명의 사나이가 나타날 것인가.    류 상 현  대구 취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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