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주의 한 시의원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K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그것이다. 우선 이번 개소식을 가진 사무소 입구부터 달랐다. 타후보들의 경우 없는 세를 과시하기 위해 화환을 전시하는가 하면 심지어 이름만 빌리고 실제로는 출마후보측이 부담하는 화한 전시가 이뤄지지만 K후보의 사무소 앞에는 화환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화환을 사절했기 때문이다.  개소식이 진행되자 그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보통 지역의 명사들을 초청하고 축사들이 이어지지만 이번 개소식에서는 이같은 광경을 볼 수가 없었다. 대신 지역의 평범한 유권자들이 대거 참석해 즉석 토론회가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여한 유권자들도 처음에는 서먹서먹한 분위기 탓에 발언을 꺼려했지만 머지않아 곧 익숙한 분위기에 젖어들었고 열띤 토론은 고스란히 지역 현안사업과 주민들이 바라는 사업이 무엇인지로 연결됐다.     K후보로서는 한꺼번에 공약 사항을 발굴하고 선거에서의 핵심이슈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것이다.  개소식에 참석했던 타 후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나도 이 같은 방법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사실 선거사무소의 개소식은 그 규모가 크든 작든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이는 선거기획사에 의해 기획된 이벤트성 행사라는 점도 있지만 한마디로 후보자의 철학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이라 할 수 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한다는 심정이 대부분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남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개소식이 치열한 선거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이고 보면 시작부터 타후보와 차별화돼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지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어디를 가려워하는 지를 파악하는 일이 선거에 임하는 가장 올바른 자세이고 방법이다.  일부 선거꾼과 상업적인 접근이 대부분인 선거기획사들이 짜 놓은 선거판의 관행을 깬 K후보의 즉석 토론회가 또 다른 선거사무소 개소식의 패턴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선거문화도 선순환 방식으로 진화하는 것이 옳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