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천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졸속으로 진행돼 결국 300억 여원의 금전적 피해와 100여명이 크고 작게 피해를 입었다. 이들 가운데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거나 정신질환자가 돼 병원신세를 지는가 하면, 자살미수 등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앓고 있는 피해자들도 많이 있다.  또 노숙자, 알콜중독자, 각종 시설에서 도움없이 생활이 안 되는 사람들이 관청의 그릇된 판단과 결정으로 이 같은 비극을 초래했다. 하지만 피해자 몇 명이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지난달 말 경북도로부터 감사자료처분 사본을 넘겨받아 다시 법적 전쟁이 나섰다. 2012년 12월 최종 산단 허가가 취소되면서 사건도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60세가 넘은 분이 다리를 절매 신문사를 찾아오는 열정에 지난해도 취재를 했지만 명확한 정황이 없어 패소를 거듭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떤 사건은 검찰에서 공소장조차 올리지 않고 내쳐졌다. 부당함과 권력에 맞서 싸우기란 매우 어렵고 고독하다 못해 고통스런 일이다.  한 번의 사건이 패소할 때마다 수십명의 피해자은 좌절하고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10여 년간 진행된 노년의 용사 5명이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만난 제보자는 또 한 번의 투쟁에 인생을 걸을 만큼 비장함을 보였다. "관청의 잘못으로 억울하게 호소하는데도 이를 바로 잡으려는 언론기관이 몇 안 된다"며 돌아서는 모습이 지금의 언론의 자화상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부끄럽기도 했다. 언론에 몸담으면서 권력자 소수에게 다수의 힘없는 서민은 이기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 현장도 수없이 목격했다.  결론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노년의 이들에게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한다. 그 이유는 또 다른 정의가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영 호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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