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이 올해로 120주년을 맞았지만 지역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여러 기념사업들이 계승차원에서 열릴 계획이라 다행이다. 동학정신을 실천하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동학혁명이 재조명 될 것으로 보인다.   갑오년 동학민중혁명은 세계3대 혁명사 중 하나로 1894년(갑오년) 3월, 동학의 기본이념인 `인내천`을 내세우며 전라도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민중이 몸부림치며 일으킨 사건이 갑오동학농민혁명이다. 전국에서 약 100만~200만 명이 참여해 20만~30만 명이 희생당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전봉준 대장과 김덕명·김개남·손화중·김인배 등 대접주들은 체포돼 결국 사형을 언도받았다. 또한 동학 2대교주 최시형을 비롯해 차도주 강수, 수제자 손천민 등도 참형을 당했다.  마침 한국사상의 글로벌 브랜드화와 관련해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또 450억원을 들여 상주에 국립 동학박물관을 건립하고, 최제우 선생 생가 복원 및 기념관·수련관 건립, 탐방로 조성 등의 사업을 벌인다. 동학마을 축제·학술세미나·예술제 등 기념사업도 연중 이어진다. 경북도가 그동안 홀대받던 동학을 주목하고 이를 재조명키로 한 것은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동학의 성지인 용담정이 있는 경주시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동학의 발상지는 바로 경주이고, 1대 교주 최제우, 2대 교주 최시형의 고향이 경주이며, 초기 활동이 주로 대구·경북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제우가 태어나고 득도·창시한 경주와 도내 북부권 5개 포(包·단위 조직)가 있었던 상주·예천·문경 등에는 동학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발상지 경주 용담정과 포교지 상주 동학교당은 성지(聖地)나 다름없다.  동학혁명보다 23년 앞선 신미년(1871) 4월29일 동학 2대 교주인 해월(海月) 최시형 선생의 지휘하에 지역의 많은 동학교도가 참여한 혁명적 사건이 영덕군 영해지역에서 일어났다. 전국 각지에서 500여명의 동학교도가 참여한 영해지역의 민중봉기 사건으로, 100여명의 동학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아는 지역인들은 많지 않다.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으나, 19세기 후반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를 변화시키고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을미의병 활동, 3·1운동,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모태로서 오늘날 평등사상과 자유민주화의 지평을 연 근대 민족사의 대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김 희 동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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