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의 방향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리겠다"며 상향식 공천제를 들고 나왔지만 일정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혼란 속에 갈수록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공천을 목매 기다리던 후보자들은 하릴없이 연기되는 공천 확정에 지칠 대로 지쳐있으며 그 사이 불법, 탈법이 슬그머니 선거판에 끼어들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잔치인 선거가 이전투구의 난타전으로 바뀌면서 유권자의 신성한 정치참여가 정실주의(cronyism)의 늪에 빠져 들고 있는 것이다.   경북 도내에서 가장 불안정한 선거 정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바로 경주시다. 온갖 잡음 속에  지난 11일 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새누리당 후보 1차 경선결과(컷오프)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또 15일로 발표가 미뤄졌다.  이미 포항을 비롯, 대부분의 기초단체장 후보 컷오프가 결정된 상황인데 유독 경주만 또  영기된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확정발표 일정이 자꾸 늦잡쳐지니 후보자와 유권자들은 벌써 선거에 피로(疲勞)를 느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온갖 루머가 난무하고, 선거 일정이나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경주시장 경선 컷오프 결정 지연에 대해서는 뒷말이 많다. 먼저 새누리당 황진홍 예비후보는 13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경선관리위원회의 지난 11일 결정은 재고돼야 하며 여론조작사건의 경찰수사 발표 이후 컷오프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황 후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여론에 비해 너무나 동떨어져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즉 후보 3명 중 2명을 통과시키는 컷오프에 본인 포함되지 않은 것은 바로 모 후보의 `불법전화착신` 때문이라며 이는 여론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재심의` 명목으로 황 후보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진위(眞僞)여부를 가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주시민은 또 며칠을 기다려야한다.  경선을 코앞에 두고 컷오프 결정은커녕 아직까지 후보자 도덕성 문제에 마달린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제대로 된 검증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일정하에 깔끔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경주시민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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