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새누리당 경주시장 경선 1차 여론조사 결과 최양식.박병훈 두 예비후보가 선정되고 황진홍 후보는 컷오프 탈락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1일 컷오프 탈락 결정을 내렸으나 이를 발표하지 못하고 15일 `재심의`로 미루었다가 그 결과를 뒤늦게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11일 여론조사 결과와 동일했다. 이런 결과라면 구태여 발표를 미룰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즉 경주가 타 지역에 비해 지역경선 후보자 결정이 늦은 이유는 전화여론조사 조작혐의로 경찰이 수사 중인 점을 감안, 이를 확인한 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다를 바 없으니 결국은 이 같은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사실 새누리당 경주시장 경선 과정을 보면 복잡하기 짝이 없다. 먼저 경선 후보자가 3명뿐인데도 경선대비 여론조사 대상선거구인 `후보압축 선거구`로 지정됐다. 후보자가 3명 중 1명을 탈락시키려고 `컷오프` 칼날을 들이댄 것이다.  선거전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경선 발표를 앞둔 지난주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과 불법은 극에 달했다. 7일 모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주민 3명에게 5만원씩 지급됐다는 등 금품 살포설이 나돌았고 경찰 수사도 받았다.  불법착신여론조사 문제도 불거졌다. 모 후보 측 관계자로 의심받는 사람이 동천동에서 KT에 전화기 40여 대를 개통해 휴대폰으로 착신한 사실이 밝혀졌다. 황진홍 후보는 새누리당 경북도당 경선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대구지법에 15일 발표하기로 한 경주시장 경선후보 확정 및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법정싸움으로 까지 번진 것이다.  인터넷 모임 `최양식과 함께`는 성명서를 통해 "정수성 국회의원이 특정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자, 정 의원도 "엄정중립을 지키고 있는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며 맞대응했다.  앞서 박병훈 후보는 "현역과 여성, 장애우에 대한 인센티브는 있는 반면 신인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 도전자들에게는 어려움이 많다"며 경선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다. 어느 후보 불만이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선거는 누더기가 됐다. 상향식 공천이 낳은 특수 부작용인 셈이다. 명확한 `어젠다` 없이 문제가 생기면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다 보니 제대로 봉합될 리가 없다.  우리는 너무 값비싼 민주주의 학습 비용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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