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설마 병(病)의 부실 덩어리를 갖고 적당히 건성건성 살아왔다. 지난해 7월 울산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붕괴는 개당 550원짜리 고장력 볼트를 사용하지 않고 260원짜리 중국산 수입품 또는 360원짜리 국산 일반 보트를 섞어 쓴 결과로 3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의 체육관 붕괴는 보조 기둥에 4개씩 볼트를 박게 돼 있는데도 2개씩만 박아 10명의 목숨이 희생되었다.   원전 케이블 공급 회사와 설비 시험업체, 한수원 감독관들은 설마 제어 케이블에 사고가 발생하겠는가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가짜 케이블을 사용했다.  53.1 부산 다대포 창경호 침몰 330명, 70.12 전남 여수시 나영호 침몰 320명, 71.12 대연 각 호텔 화재 165명, 93.10 전북 부안 서해훼리호 침몰 292명, 94.10 서울 성수대교 붕괴 32명, 95.4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101명, 96.6 삼풍백화점 붕괴 502명, 2003.2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213명 사망 및 실종 등 모두가 대형 사고다. 이런 가운데 또 지난16일 5천만 국민을 슬픔으로 몰고 간 대형사고가 터졌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의 미래와 같은 젊은이들로 우리의 생명줄과 같은 아이들의 생명을 송두리째 빼겼다.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과 정치인은 부끄럽기 짝이 없을 게다. 과연 젊은이 미래가 보장된 나라일까?  선생님의 참사랑을 제자들에게 선물한 남윤철 교사, 친구를 구하려다 죽은 김주아 양, 세월호와 운명을 함께한 승무원 박주영양은 의사자로 추앙받을 것이다. 온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는 상태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글을 SNS나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글을 올린 일부 여야(與野) 정치인들과 6·4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김문수, 이재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등이 연일 트위터에 자작시를 올리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쓰고 있다. 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은 국민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다. 이들 정치인이나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의 바닷물에 손이라도 넣어 보지도 않고 자기네 개개인 이익만 추구하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슬픔으로 닦아오고 있다. 우리사회의 후진적 관행, 위기관리체계의 부재, 속수무책으로 좌절당하는 무력감, 잘못하면 우리사회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다. 5천년의 역사에서 통곡과 질곡으로 단련된 우리민족이 아닌가. 모두의 지혜를 모아 세월호 같은 인재사고가 두 번 다시없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정치인들의 말은 그 시대를 풍자하며 대한민국의 국 격이 될 수 있다. 중국 후당 때 재상 풍도의 설시에 곧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일수록 정치인들의 인품이 보인다.  세월호 희생자들이여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을 얼마나 미워했겠느냐. 잘사는 나라라고 뽐내지만 후진형 사고가 잦은 나라이고 보면 우리는 아직 1등 국민이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잔인한 4월이 원망스럽구나.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 장 춘 봉(사)경주지역통합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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