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14일째를 맞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슬픔에 젖어있다. TV를 켜도 신문을 펼쳐도 심지어 인터넷을 켜도 온종일 사고 관련 소식 뿐 이다. 기다리던 구조소식은 없고 실종자가 사망자로 바뀐 것 빼고는 달리 반가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TV 화면도 매번 비슷비슷한 모습이고 기자들의 보도 또한 매시간 반복하는 수준이다. 혹시나 기적 같은 생존소식을 기대하던 시민들도 이제는 시신이라도 빨리 찾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쇼핑하고 놀러 다니는 것이 미안하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조차 마음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활동자체를 줄이고 있어 생필품 소비마저 얼어붙고 있는 것은 물론 이맘때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관광지나 호텔, 유흥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소규모 식당이나 전통시장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더 하다. 일부 상인들은 철시를 하고 아예 자포자기하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한마디로 온 나라가 집단 패닉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를 생각하면 앞은 더욱 캄캄하다. 지방선거는 앞으로 4년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살림꾼을 뽑고 또 이들을 견제 할 의회 의원을 뽑는 중요한 민주주의 이벤트다. 하지만 사고 여파로 선거일정은 중단되고 출마자들 또한 선거라는 단어를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고 있는 분위가 계속되고 있다. 공약도 모르고 인물 됨됨이도 모르고 `묻지마 선거`를 해야 할 형편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가 며칠 더 지속되어서는 국가의 역량과 국민의 무기력증을 치유 할 방법이 없어진다. 기지개를 펴던 경제회복도 물거품이 되고 회복되던 국민적 자부심도 꺾이고 만다. 이제 국가원로와 종교지도자, 사회지도층은 국민들을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설득해야 한다. 방송사들은 경쟁적으로 사고 소식만을 전할 것이 아니라 서서히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 올 수 있도록 방송의 마법(?)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도 이제부터는 TV를 끄고 일상으로 돌아와 각자의 생업에 매진하며 빼앗겼던 혼을 되찾아 와야 한다. 한편에서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마지막까지 구조에 매진해야 함은 물론 또 한편에서는 관련 후속대책을 철저히 세워 다시는 원시적인 대형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워보지도 못하고 진 청춘들을 기억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사회를 바꿔 가기위해서라도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역할을 다 할 때가 됐다. 어렵겠지만 뉴스에서 눈과 귀를 떼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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