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세월호의 실종자 수색이 며칠 째 진전 없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비극이다. 한시각이 급한 마당에 수색을 가로막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등장,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당초 5층으로 수색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단원고 학생들은 4층 중앙부 객실을 많이 배정받았기 때문에 5층보다 4층 중앙부 객실을 먼저 수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층은 선박 내 모든 집기와 부유물이 문 쪽으로 몰려있는 상태라 수색 진로를 뚫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합동구조팀은 전날인 27일 외국 수색 구조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친 뒤 해군이 보유한 와이어 절단기와 폭약을 사용하는 방안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면서도 해경은 이날 "앞으로 언젠가 인양을 해야 하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정부도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인양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한 번 더 울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제대로 사용은커녕 작동조차 되지 않았던 구명벌(구명뗏목)이 침몰 13일 만에 스스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침몰당시 구명벌은 단 2개만 바다에 내려졌는데, 그것도 승객 구조에 나선 해경 대원의 손으로 바다로 떨어뜨려졌지만 그나마 1개는 펴지지도 않았다.   수습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구명벌이 떠오르는 `속 터지는` 해프닝이 벌어져 이 광경을 본 국민들은 "그 때 펴졌어야 했었는데···" 라며 분노의 눈물을 삼켰다. 그동안 우리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증거물이 된 것이다.  이제 참사도 13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 수습을 조기에 마무리 짓는 첩경을 찾아야한다. 무수한 부실을 안고 있는 세월호의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사고 수습이 선행돼야한다. 물론 지금도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수습이 늦어지면 그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정서가 아닌가.  때마침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임시 휴교했던 안산 단원고가 수업을 재개했다. 등교 학생 수는 1학년 422명, 3학년 505명인데 2학년은 13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차분하게 수습의 지름길을 찾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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