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울릉도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울릉도·독도 관광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것은 물론 포항~울릉간 여객선 화물 적재 물량이 제한됨에 따라 택배수송 등 화물수송에 비상이 걸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썬플라워호의 화물취급소인 울릉도 A해운은 세월호 침몰 원인이 화물 과적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을 이유로 당초 차량 15대 분량의 화물을 8대 분량으로 제한했다. 이로서 우체국 택배는 방문택배를 전면 중단하고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을 지국 별로 일정량을 당일 창구에서 선착순 접수하고 있다. 또 한진택배 등 일반택배회사도 방문택배를 자제하고 회사 사무실에서 택배를 접수하는데 그치고 있다. 문제는 요즘 한창 생산 판매해야 할 미역취, 부지깽이 등이 제때 수송되지 않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데 있다. 이같은 사정은 울릉주민들의 삶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택배를 이용하기 위해 우체국에 줄을 길게 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마트에서는 일부 품목이 동이 나는가 하면 사제기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모든 부식과 생필품 등이 포항에서 반입되는 울릉도 특성상 여객선 화물 적재 축소가 장기화 되면 부식가게는 물론 식당에서도 각종 부식을 제때 구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특히 음식점과 숙박업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관광객이 줄어들어 걱정인데 화물 적재 축소로 식자재 구입마저 어려워 이중고를 겪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하지만 이같은 사태에 대해 행정기관의 대응은 느긋해 보인다. 울릉군을 비롯해 경상북도, 해수부가 적극 나서야 할 상황이지만 어느 누구도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은 없다. "겨울철에는 큰 여객선이 없어 고로쇠를 팔지 못하고 봄에는 화물 적재가 축소돼 육지로 나물을 보내지 못해 판로가 막히니 어찌 살아가라는 말인지 기가 찰 노릇"이라는 한 주민의 하소연이 현재 울릉주민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여객선에 대한 안전점검 강화가 당연하겠지만 이와 함께 당장 울릉도 지역민들을 위해 화물적재가 가능한 배편 마련과 물류대책이 필요하다. 섬에 살고 있는 것만도 서러운데 이런저런 이유로 불편까지 가중된다면 이것 또한 올바른 정치와 행정이 아니다. 긴급대책은 이럴 때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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