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이다. 지역 유명 대학을 방문한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과학자에게 서면 질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이런 질문을 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라고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총기사고가 일어나고 거리에 노숙인들이 배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불안한 나라 같다고 따져 보았다. 바쁜 일정에 설마 답변을 해주겠나 하고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대학 홍보실로부터 과학자의 답변을 받게 됐다. 그 과학자는 답변서를 통해 그런 모습은 방대한 미국의 극히 일부분의 현상이며 그 것만으로 전체적인 미국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1%정도의 리더들이라고 자신있게 언급 한 부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지 한 달이 다되어 간다. 300여명의 승객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가슴아파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대참사다. 특히 수학여행에 나섰던 250여명의 어린 생명들이 희생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물론 모든 국민들이 자신의 아픔처럼 애통해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1차적 책임은 선장을 비롯한 선박항해 관련 직원들에게 있다. 승객들을 구할 책임이 있는 이들은 배가 기울자 승객들을 사지에 내버려두고 제 목숨부터 살겠다고 먼저 탈출하는 도저히 용서 못할 행동을 저질렀다. 그들의 비정함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탈출하라고만 했더라도 이렇게 많은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침몰 사고 후 단 한명의 실종자도 구하지 못하면서 정부도 사고 수습과 대응과정에 드러난 문제점으로 국민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승객의 안전을 도외시한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부도덕한 기업과 이런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아야할 감독기관의 직무유기가 빚어낸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박의 안전, 그리고 선박의 안전운항과 관련된 기관의 수장에 관련 부서의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소위 '관피아'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바로잡아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업체와 공무원들의 유착을 뜻하는 '관피아'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란 것을 이번 세월호 사고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에 따른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 중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독기관 공무원들의 책임의식이다. 미국은 1%의 리더들이 나라를 이끌고 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에겐 고위 공무원들이 그 1% 리더에 속한다. 이번만은 공복으로서 책임의식을 확고히 가져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 정 상 호 편집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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