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세월호 침몰사고 한 달을 맞았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채 뒷수습은커녕 수색작업조차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안타까움과 분노와 비통(悲痛)을 넘어 좌절감과 배신, 그리고 밀물처럼 밀려오는 `국민적 무기력함`에 우리는 아직도 심연(深淵)의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6·4 지방선거를 치러야한다. 오늘 후보자 등록이 끝나면 22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말할 것도 없이 세월호에 묻혀 전례 없이 조용한 지방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자를 포함, 전국 대부분의 입후보자들은 벌써부터 `조용한 지방선거`를 선언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확성기·유세차·로고송 없는 `3무 선거`로 조용히 치루겠다는 분위기가 일찍부터 조성됐기 때문에 어느 선거보다 대 국민 호소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6·4 지방선거는 `세월호`가 선거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호가 정국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투표 당일까지 선거운동도 그 영향권 아래 놓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세월호가 한국사회에 가한 충격은 컸다.  그렇다고 해서 `조용한 선거`가 `정책대결 없는 선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자칫 정서적 감정에 억눌려 민주주의 본질이 망각되는 감성적 선거가 돼서도 안 된다. 조용하지만 철저한 공약 선거, 이것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지역 구석구석까지 발품을 파는 밑바닥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열심히 뛰는 후보자가 유리할 것이며, 유권자는 좀 더 가까이서 후보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만큼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네거티브 전략을 먼저 쓰는 쪽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 `헐뜯기`야 말로 지금 국민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여야 모두 세월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모두가 스스로 참회하는 마당에 여야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본 국민과 유권자들의 `뻥`뚫린 가슴을 보듬어 주는 선거가 돼야한다. 진정한 국민의 리더로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그것을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후보를 선택해야한다.  국민은 확성기와 로고송이 사라진 가운데 알찬 정책대결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진정한 민주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선거가 모처럼 국민이 바라던 그런 `참 선거`의 전환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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