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31호 첨성대가 매년 조금씩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최근 밝힌 바에 따르면 첨성대의 경우 2009년 10월 북쪽으로 20㎝(상단부 기준) 가량 기울어진 사실을 확인한 이후 지반침하 때문에 매년 1㎜ 가량 기울고 있다.  이는 2005년경부터 꾸준히 제기되 온 `첨성대가 기울고 있다`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것으로 문화재청과 경주시의 문화재관리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허술하게 이뤄져왔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정밀구조안전진단 용역에서 원인규명에 필수적인 지반상태 조사를 제외했을 뿐만 아니라 또 첨성대 상부의 석재가 떨어져 나갈 위험이 있는데도 문화재청에서 긴급보수사업비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조치 없이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관리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첨성대는 최근까지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첨성대 몸체에 접근해 몸돌을 손으로 만지는가 하면 기단부에 해당하는 지대석에 올라가 사진을 촬영하거나 심지어 첨성대에 기대어 장난을 치는 등 첨성대 구조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만한 무분별한 행동이 장시간 이어졌다. 이는 경주시가 5년 전, 관람객들의 접근을 가로막던 구실을 해오던 보호철책을 미관상의 이유로 철거하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매표 및 관리 인력이 상주했지만, 관람료를 폐지한 올해부터 일용인부 1명이 첨성대 관리 및 관광객 사전계도 역할을 맡고 있다. 더구나 해당 인부는 첨성대 관리 전담이 아니라 인근 동부사적지 일대 고분의 화재예방 업무까지 겸하고 있다. 국보 관리치고는 너무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첨성대가 기울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 2005년 모 중앙일간지가 보도하면서 표면화 됐다. 1940년에 촬영된 사진을 제시하며 기울어짐의 진행 원인에 대해 기초 부위의 호박돌 깨짐과 한국전쟁 당시 탱크가 통과하였음을 들고 있다. 이때 문화재연구소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화재청은 계속되는 기울기 주장에 대해 1995년 마지못해 차량진동과 배기가스의 규제를 위해 경주시와 협의해 첨성대 주변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보행에 의한 접근만 가능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감사원의 지적으로 공개적으로 문제가 드러난 이상 문화재청은 국내외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지반구조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장기계측시스템을 도입해 그 원인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원인을 알아야 처방을 할 수 있다. 소 잃고 외양 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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