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드라마 정도전은 한양천도론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수도인 개경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천도하려 하지만 신하들간에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결국 태조의 뜻대로 천도가 이루어지지만 왕이 전권을 가진 왕조시대에도 수도 이전은 쉽지 않은 일이란 점을 엿 볼 수 있다. 수도 이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경북 도청이전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개청을 눈앞에 두게 됐다. 경북 도민들은 올 연말에는 안동, 예천에 신도청시대가 열릴 것으로 믿어왔다. 그런데 난데없이 경북도청 이전시기를 조정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3선 연임에 성공한 김관용 경북지사의 민선 6기 정책을 제안하는 경북새출발위원회에서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힌 모양이다. 하춘수 위원장은 경북도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도청 이전시기와 방법을 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해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원회는 또 금주중 신도청 건립공사 현장을 방문해 도청 이전시기와 방법을 최종 결정해 김관용 경북지사에게 제안할 방침 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청사 건물이 도저히 직원들이 입주하지 못할 만큼 완공이 덜 돼 이전해서도 행정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개도 700년에 맞춰 올해 이전한다는 방침을 재검토 할 수 는 있다. 그러나 경북새출발위원회가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기자 회견을 통해 도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도청 이전시기를 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먼저 언급한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당장 경북새출발위원회의 위원장을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맡고 있는 게 적절한가 하는 생각부터 든다. 하춘수 전 행장은 경북에서 태어났지만 대구에 본사가 있는 은행에서 평생 근무해온 점을 고려하면 많은 도민들이 경북보다 대구의 경제인으로 볼 수 있다. 굳이 행정에 대한 식견을 따지지 않더라도 대구시는 몰라도 경북새출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것이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도청이전시기를 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해 제안하겠다는 하춘수 전 행장의 발언이 순수하게 들리지 않는다. 혹시라도 하춘수 행장의 이런 발언이 경북보다 대구를 더 생각해서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오해아닌 오해를 하게 만든다. 경북새출발위원회는 앞으로 활동과정에 도청이전시기와 같은 도민들에게 민감한 현안은 좀 더 신중하게 발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 위원회 활동도 과도한 의욕을 앞세우기보다 도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정 상 호 편집국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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