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작은 세계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나라들이 참전했던 전쟁이었고, 냉전시대에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던 이념이 서로를 물어뜯는 장이었다.  국제무대로 보자면 미국이 드디어 세계최강국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게된 사건이기도 하다. 3년여 동안 한반도를 불태운 이 비극은 1953년 7월 27일 그 발톱을 숨긴다. 언제 드러낼지 모를 그 발톱은 어떤 의미로든 `불안한 평화`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바쳐 싸운 한국군과 자유민주주의란 이념을 공산독재로부터 지키기 위해 참전했던 많은 유엔 소속 국가의 군인들.  오늘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하는 대한민국과 모든 면에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정상급 북한의 국제적 지위 차이는 그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한국군과 유엔군이 피 흘려가며 지켜낸 자유민주주의를 우리는 어떤 식으로 보존하고 발전시켜 가는 중일까? 자유주의란 무엇보다 개인의 존엄을 중시하는 가치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개인은 법과 사회정의가 허용하는 선에서 자신의 인격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하며, 타인의 그런 노력 또한 존중해야한다.  이게 상식적으로 인정되는 사회가 진정한 자유주의 사회이고, 이런 가치가 정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 민주주의다. 나와 타인의 관계를 사회라 하면 사회에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 필요한 건 `신뢰`다. 타인을 신뢰할 수 없다면 자유고 민주고 의미가 없어진다. 강자가 모든 걸 차지하는 제국주의식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사회일 뿐인 것이다. 그럼 우리가 전쟁을 통해 지켜낸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적 보존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사회를 보면 이 한 줄의 진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우리사회 일부 권력자, 가진 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신뢰와 공정을 외쳤지만 카메라 뒤로 그와 정반대의 행태를 벌이다 그것이 공개되어 전국민의 조소와 냉소를 받는 것을 보면 자유민주국가를 지켜낸 선조들의 희생이 불신의 가시덤불 속에서 고통받아 신음하는 것 같다. 한국전쟁을 통해 모든 한국인들은 고통을 받았고 한국 군인들은 자신과 가족, 국토를 지키기 위해 장렬히 희생했다.  유엔군은 평생 들어본 적도 없는 한국이란 나라를 도와주기 위해 만리타국의 전쟁에 참전하여 자유민주주의란 이념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죽어갔다. 그들이 지켜낸 나라와 지켜낸 이념이 제대로 정착되어 사회 깊숙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죽고 다친 것을 후회할 것이다. 서민들은 법과 사회정의를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은 싫어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난 이상 사회의 시스템을 지키며 살아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과 사회정의를 무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이 `사회적 지위와 비례한 책임`을 진정으로 느끼고 실천할 때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선조와 유엔군에 떳떳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김 익 재   경주보훈지청 복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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