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계획대로 마지막에 기회가 온 것 같다." 이승훈(28·대한항공)이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콜롬나 스피드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18초2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아리안 스트로팅가(네덜란드·7분18초32)를 0.06초 차이로 제치며 극적인 1위를 차지했다. 스트로팅가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다. 이승훈은 지난해 처음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2위에 머물렀다. 이승훈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못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며 "이 우승을 이어가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2위와의 차이가 0.06초로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했다. 이승훈은 한 바퀴를 남기고 4위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코너에서 안쪽을 파고들어 순식간에 스트로팅가와 알렉시 콩탕(프랑스)을 따돌렸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가 동시에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방식으로 기록보다 순위가 중요하다. 쇼트트랙을 롱 트랙에서 하는 것으로 보면 맞다. 이승훈은 쇼트트랙 선수 출신답게 노련한 운영으로 극적인 역전을 이끌었다.  이승훈은 "마지막만 노리고 있었다. 계획대로 마지막에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쇼트트랙 경험이 확실히 매스스타트에서는 도움이 된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 김보름(23·강원도청)은 8분17초66으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1위를 차지한 이반니 브로딘(캐나다·8분17초53)에게 0.13초 뒤졌다. 동메달은 다카기 미호(일본·8분17초68)가 차지했다. 김보름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케이스다. 그는 "막판에 추월을 하면서 3위로 들어온 줄 알았는데 은메달이라 기뻤다"면서도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김보름은 한국 여자 장거리 간판으로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차 대회에서 허리 부위에 부상을 입어 3·4차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김보름은 "여전히 부상 부위가 아프지만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금보다 몇 배로 더 열심히 해 올림픽까지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김용수 코치는 "마지막 스퍼트가 조금 더 빨랐다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김보름은 승부욕이 강하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큰 선수"라고 말했다. 매스스타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열린다. 전통적인 쇼트트랙 강국 한국이 또 하나의 메달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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