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의 서민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가세하면서 모든 업종을 불문하고 불황의 한파가 쓰나미 처럼 안동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내거리에서 울려 퍼지던 흥겨운 캐럴도 사라지고 송년모임으로 손님이 북적대던 대형 음식점들도 텅텅 비어 있는 등 올 한해 씁쓸한 연말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또 채권추심기관의 독촉장과 세금고지서는 우편함가득 넘쳐난다. 이런 가운데 연말연시 직격탄을 맞은 유통 및 외식업계가 살기위해 고육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미 실물경제 한파가 밀려들면서 가뜩이나 움츠린 서민경제는 뚜렷한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지역 내 치킨 점과 식당에서는 최저가로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여의치 않고 있으며 통상 초저녁에 일부 손님들이 다녀간 후 발길은 뚝 끊겨 어딜 봐도 서민경제의 고달픈 현장이 역역해 보인다.
연말연시 예약 손님과 망년회 등으로 흘러 넘쳐나야 할 관공서나 공공기관 등 대형사무실이 모여 있는 지역 인근식당가들은 벌써부터 파장분위기다.
안동시 옥동에 갈 비집을 운영하는 권 모씨 (57)는 “지난해 같으면 적잖은 모임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텐데 요즘에는 손님이 없어 지인들에게 우리 음식점에서 연말모임이나 한번 해달라고 사정할 정도”라 했다.
시내에서 한정식을 운영하는 박 모씨(53)는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인이나 공무원들을 상대로 음식장사를 하는 것도 이제는 여의치 않다”며 “불황일 때 수 록 먼저 먹을거리를 줄이는 것을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안동 시청 부근에 영업을 하는 식당업계는“일 년 내내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가 해마다 연말이면 직장인들의 각종 모임 등으로 그나마 현상 유지를 해왔는데 연말이 다가왔지만 예약 손님을 한 팀도 받지 못했다”며 울상이다.
또 일부 점포들은 울며겨자먹식으로 20~50% 세일에 들어 부도상품 대처분, 눈물의 고별전, 폭탄세일, 반값 판매, 거의 땡처리 수준으로 자극적인 문구를 내걸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상가들도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두운 경기전망 속에 '연말 특수'는 이미 물 건너가고 지금은 살아남기 위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웬만한 가격 할인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없다"며 "일부 품목은 노마 진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고 밝혔다.
안동지역의 이 같은 경제침체 분위기가 새해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서민생활의 안정 찾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윤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