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민속박물관(관장 박동균)은 입춘을 맞아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묵은해의 액을 멀리 보내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의미에서 입춘축 써주기 행사가 3, 4일 양일간 실시한다. 입춘은 태양의 황경이 315도일 때로 우리 조상들은 이 날을 동지 이후부터 음의 기운을 지니던 대지가 양의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하는 때라 생각해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입춘 전날은 절분이라 하고 이날 밤은 철의 마지막이라는 의미에서 ‘해넘이’라고 불렀는데, 이 때 새롭고 신성한 새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태양과 밝음의 의미를 지닌 붉은 색을 띤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서 귀신을 쫒기도 했다. 또 이날부터 모든 사물이 왕성하게 생동하기 시작하는 때라 여겨 입춘부터 15일간을 5일씩 3후로 나눠 초후에는 동풍이 불어 언 땅을 녹이고 중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말후에는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생각했다. 입춘은 농사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이므로 이날 보리를 뽑아 뿌리의 상태를 보고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으며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으면서 가장 먼저 솥 밖으로 튀어 나오는 곡식이 풍작이 된다고 믿기도 했다. 입춘축은 궁중에서 설날 아침에 내전의 기둥과 난간에 문신들이 지은 연상시 중에서 좋은 것을 뽑아서 붙였는데 이것을 춘첩자라 했으며 입춘첩, 춘첩, 입춘축 등으로도 불렸다. 이러한 풍습을 본 따 사대부 집에서는 입춘첩을 새로 지어 붙이거나 옛 사람들의 아름다운 글귀를 인용해 쓰기도 했으며 서민들까지도 새 봄을 새롭게 맞이하고자 하는 소망을 직접 써서 붙이기도 했다. 입춘축은 입춘이 드는 시간에 붙이면 좋다고 해 밤중에 붙이기도 하지만 상중에 있는 집에서는 붙이지 않는다. 입춘축의 글귀로 가장 많이 쓰는 글귀로는 입춘대길과 건양다경을 들 수 있는데, ‘입춘대길’은 “입춘이 되었으니 크게 길한 일이 집안에 가득하라.”는 뜻으로 우암 송시열 선생의 말씀이며, ‘건양다경’은 “양의 기운이 생동하기 시작하는 때이니 많은 경사가 집안에 가득하라”는 미수 허목 선생의 말씀에서 인용한 것이다. 윤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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