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5월 첨단 도농 복합도시, 칠곡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칠곡군에서 올해 ‘제9회 아카시아 축제’가 5월 7일 ~ 5월 10일까지 개최된다.
아카시아 소재의 ‘꽃과 벌, 인간’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전국 최대의 아카시아 밀원지인 신동재의 5km 구간에 터널처럼 이어진 아카시아 꽃이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또 꽃과 나무, 바람 등 신동재 인근의 생태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품질의 우수성이 입증된 아카시아 벌꿀을 함게 즐길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인 테마축제 ‘윙윙 가요제’, ‘사진 촬영’ 등 축제일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 첫날인 5월 7일엔 아카시아 꽃길걷기를 시작으로 14시에 제5회 군민의 날 및 제9회 아카시아 벌꿀축제 개막식이 이어진다. 15시부터는 초청가수들이 출연해 ‘윙윙가요제’가 열리고 18시부터는 문학의 밤 행사로 첫날이 마무리 된다.
5월 8일에는 12시 30분부터 사생대회 및 백일장이 펼쳐지고, 17시부터 중국기예단 공연 및 마술, 어린이 밸리댄스 등 주민자치 공연이 이어지며 7080 콘서트가 20시까지 진행된다.
5월 9일은 11시 지천면 농업경영인 난타공연을 시작으로 기네스북 기록보유자인 안상규의 벌 수염 붙이기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17시부터는 사물놀이, 댄스스포츠 등 주민자치단체와 대구예술대학교 출연으로 전통무용과 실용음악 공연이 20시까지 계속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월 10일은 남사당패 놀이를 시작으로 사물놀이, 한국무용 등 주민자치 공연이 이어지고 숲속의 작은 음악회가 18시까지 개최돼 무대공연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그 외 아카시아 및 양봉자료 전시, 채밀시연 및 양봉체험장이 운영되며, 관광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민속놀이 체험, 곤충생태 체험, 수지침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관내 음식업소의 먹거리 장터 운영, 행사기간 내 축제관련 소재의 사진콘테스트인 사진 촬영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됐다.
▲ 아카시아 벌꿀축제란?
칠곡군이 주최하고 칠곡문화원이 주관하는 아카시아벌꿀축제는 매년5월 초순 칠곡군 신동재 일원에서 4일 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친환경. 경제축제다. 축제가 열리는 신동재 일원은 대략 330만㎡의 국내 최대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아카시아 군락지다. 아카시아 벌꿀축제는 지역의 소중한 자연 유산을 농민의 소득과 연계시키고 도시민들의 아련한 추억을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축제로 발전시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1999년 처음으로 축제를 시작해 격년제로 개최해 오던 중 관람객들의 요청에 의해 2003년 제 3회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관람객도 계속 증가해 2008년에 열린 제8회 축제에는 대략 14만 여명이 참가했고 3천 여만원 상당의 아카시아 벌꿀과 지역 농산물이 판매돼 농가 소득증대와 함께 지역의 친환경 이미지 홍보에도 한몫을 하고 있는 웰빙축제 인 동시에 경제축제다.
▲ 신동재는 어떤 곳인가?
신동재는 칠곡군 지천면 덕산리와 연호리를 연결하는 구 4번국도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개 높이는 해발 200m 정도이나 양쪽 5km 구간 주변에 아름드리 아카시아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아름다움 풍광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곳이다. 신동재는 1905년 산 아래를 통과하는 경부선철도가 개통되고 인근에 역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새롭게 모여들어 생긴 마을이란 뜻에서 신동(新洞)이란 이름이 붙여졌고 신동 인근에 있는 이 고개의 이름이 신동재로 불리게 된 것이다. 신봉재는 다른 지역과 달리 5km에 이르는 고개 양쪽길을 중심으로 군락지가 형성돼 벌통의 이동과 배치, 꿀벌의 꿏 채취 거리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양봉의 성지라고 불리고 있다. 매년 5월이 되면 신동재 일원에는 벌과 아카시아 향기가 고개 주변을 감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봉인들은 “한해 꿀 농사의 성패는 신동재가 좌우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신동재에서 아카시아꿀을 채취하지 못하면 그해 꿀농사는 흉작인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양봉에 있어서 산동재의 아카시아 군락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는 말일 것이다. 신동재에서 아카시아 꿀 채취가 끝나면 이동 양봉인들은 벌통을 싣고 아카시아 꽃의 개화순서를 따라 휴전선까지 올라가면서 꿀을 채취한다. 그런 연유로 신동재를 성지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 아카시아 벌꿀 축제장 오르는 길
아카시아 벌꿀축제는 무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축제장으로 들어가는 초입 덕산리 뒤편 신동재 서편 언저리에서 공식상 첫 행사인 아카시아 꽃길 걷기대회가 시작된다. 지역의 청년들로 구성된 지천면청년협의회가 주축이 돼 참가자들을 안내하고 행사를 주관한다. 매년 첫 행사인 아카시아꽃길 걷기대회에는 대략 1만여 명이 참가한다. 걷기대회의 선두에는 지역의 농업인들로 구성된 풍물단이 서서 길을 이끈다. 20여 회를 굽이쳐 돌아가는 아카시아 숲으로 된 길 양편에 늘어선 아름드리 아카시아 나무는 언제나 늘씬한 모습으로 서서 소담스런 모습의 연한 잎을 달고 있다. 아카시아 잎은 이제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한 듯 신록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아카시아 숲길의 백미는 순백색의 꽃이다. 신동재에 들어선 순간 누구나 아카시아 꽃에 매료된다. 길가에 늘어선 아름드리나무들은 온통 머리에 힌 눈을 맞은 듯하다. 나무마다 머리에 힌 눈을 이고 어깨까지 치렁치렁 힌 꽃송이를 드리우고 있다. 작은 나무들은 꽃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탐스런 꽃송이를 풀어 내린 옷고름처럼 늘어뜨리고 힘겹게 서있다. 고갯길 한 굽이를 돌면 달콤한 향기가 콧속을 파고든다. 살랑이는 작은 바람결에도 진한 아카시아 향은 언제나 어린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일깨우고 지나간다. 아카시아 꽃길은 누구에게나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마력이 있는 듯 하다. 양쪽 모두 2km가 넘는 고갯길이지만 아카시아 향에 취하고 추억에 취해서인지 힘든 줄 모르고 오르는 것이 신동재 만의 특징이다. 축제 기간 중에는 신동재 양쪽 꽃길은 관람객을 위한 셔틀버스를 제외하고는 통행을 제한해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아카시아 꽃길을 걸을 수 있다.
▲ 축제장 둘러보기
축제장의 본무대는 신동재 정상 아카시아 숲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린벨트 구역 내에 포함돼 있어 주변환경의 보존상태가 어느 지역보다 양호하다.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곳으로 무대 주변은 자연의 멋을 살리고 보존하기 위해 인공시설물의 설치는 최대한 줄였다. 관중석도 약한 경사면을 그대로 이용한 흙 계단으로 되어 있어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관중석 중간과 무대 주변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을 그대로 두었는데 이는 자연의 맛을 살리 이곳 본 무대에서 지역의 민간단체들이 펼치는 각종 무대행사가 열리고 무대 주변 양쪽 길에서는 상설 거리행사와 체험행사가 축제기간 내내 진행된다.
▲ 아카시아와 양봉자료 전시장
축제장의 상설 전시장 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아카시아와 양봉전시장이다. 한국양봉협회에서 운영하는 이곳 전시장에서는 양봉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아카시아나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말끔히 씻고 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카시아에 대하여 잘못 알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한 번식력 덕분에 6.25전쟁 이후 헐벗은 우리의 산하를 푸르게 만드는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어느 나무보다도 맛있는 꿀을 많이 품고 있는 밀원수로 우리나라 양봉에 있어서 아카시아를 빼고는 양봉은 생각할 수도 없다. 또 목재로서의 가치도 높아 재질이 강하고 무늬가 아름다워 최근 고급 가구와 건축자재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철도 침목용으로 많이 쓰이기도 했다.
양봉전시장에서는 양봉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모든 벌통을 투명 아크릴로 제작해 벌통 안에서 생활하는 꿀벌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투명한 벌통을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벌들의 조직화된 사회성을 배울 수 있다. 리더인 여왕벌의 지시에 따라 모든 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한시도 쉬지 않고 일벌들이 벌통을 들락거리며 꿀을 물어온다. 육각형의 반듯한 벌집에 칸마다 다른 모습이다. 어느 칸에는 어린 애벌래들이 한 마리씩 들어 있고 다른 칸에는 달콤한 꿀이 들어 있다. 이곳 전시장은 양봉에 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기에 교육적 효과가 가장 큰 전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따라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산 교육장으로 인기가 높다.
▲ 달콤한 꿀맛 보고 가세요
우리는 가장 맛있다는 표현을 할 때 “꿀맛 같다.”고 한다. 꿀맛에 취해보고 싶다면 아카시아벌꿀축제가 열리는 신동재로 가면된다.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는 신동재에 가면 달콤한 꿀과 향기가 넘쳐난다. 축제의 주제가 꽃과 벌. 인간인 만큼 윙윙거리는 벌과 달콤한 꿀이 있다. 전시판매장에 들르면 꿀맛같이 달콤한 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은 칠곡군의 생활개선회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꿀과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꿀요리가 선보인다. 대부분이 전시장을 운영하는 생활개선회원들이 개발한 요리들로 주로 전통 방식을 활용한 절임요리와 신세대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퓨전 절임요리, 쌀을 이용한 약선요리 등 이다. 체험행사로 곷덕 만들기를 운영해 축제 관람객이면 누구나 이곳에서 아카시아 꽃을 이용한 사탕절편과 꼬리절편 만들기 체험을 하고 맛볼 수 있다. 그 외 떡매치고 떡을 만들고 자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 하는것과 우리차 시음코너에서는 아카시아 곷을 이용한 꽃차를 맛볼 수 있다. 달콤하면서도 진한 아카시아 향이 묻어나는 우리 전통차지만 아카시아벌꿀축제장이 아니면 좀처럼 맛보기 힘든 차다. 또한 금방 채취해온 깨끗한 아카시아꽃에 튀김가루를 묻히고 튀겨낸 아카시아 튀김이 관람객들에게 달콤한 향기와 바삭한 느낌을 선사한다.
▲ 꿀 따러 가세
양봉 체험장에 가면 신기하고 조마조마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우리가 벌을 보면 무엇을 가정 먼저 생각할까. 달콤한 꿀과 따끔한 벌침일 것이다. 누구나 양봉체험장에 선뜻 발을 들여놓기를 주저한다. 어린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벌침에 쏘일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양봉체험장은 축제장 끝부분에 밀려나(?) 있다. 혹시라도 관람객들이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양봉체험장은 벌들이 체험장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부스 전체를 방충망으로 감싸고 있다. 일단 체험장에 들어서면 검은 망사로 된 안전망과 고무장갑이 지급된다. 양봉연구회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벌통을 직접 열고 여왕벌을 찾아보고 일벌과 어떻게 다른지를 관찰할 수 있다. 꿀을 모으고 어린 벌을 키우는 작은 집과 같은 양봉 소비를 직접 들고 벌들의 활동상태를 볼 수도 있다. 또한 벌통 관리를 위한 소독작업도 해 볼 수 있다. 덜 자란 숫벌집은 칼로 잘라낸다. 쑥을 넣고 불을 붙여 연기를 나오게 하는 훈연기를 이용해 벌들을 관리해 보는 것도 진한 쑥 향기와 함께 느껴보는 색다른 체험이다. 채밀기에 꿀이 가득찬 소초를 넣고 채밀기를 돌려 뻑뻑한 꿀을 걸러 낼 때 쯤이면 양봉 전문가가 된 듯 한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 축제사진 촬영대회
아카시아 축제의 기본적인 운영방식은 주민참여를 최대한 확대하는 것이다. 지역의 주민과 관람객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진정한 축제의 참맛을 느껴보게 하는 것이다.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아카시아벌꿀축제 사진촬영대회다. 이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참여가 개방 돼 있다. 남녀노소는 물론 거주지역의 제한도 없다. 출품된 사진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팀의 심사를 거쳐 입상작을 선정하고 소정의 시상금을 수여한다. 최종 심사 후에는 지역 관공서를 순회하면서 전시된다.
▲ 벌수염 사나이의 묘기
축제 기간중 누구나 바짝 긴장하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벌수염 붙이기’ 묘기가 이다. 이 시간은 지역 양봉인 벌수염 사나이로 알려진 안상규씨 출연해 온몸을 벌로 감싼다. 벌수염 붙이기가 시작되면 주변에는 의료진과 구급차가 대기한다. 먼저 무대위에 하얀 벌통이 올려지고 주인공인 안씨가 등장한다. 백주 대낮에 알몸차림이다. 준비작업을 마치면 진행을 도와주는 동료 양봉인들이 벌통을 열고 벌들이 빽빽하게 붙은 비를 꺼내고 조심스럽게 벌들을 발주위에 쓸어 놓는다. 순식간에 발 주변에는 벌떼가 수북이 싸이고, 벌들은 순식간에 온몸을 덮기 시작한다. 벌떼의 선두가 목을 넘어 얼굴로 올라가면 묘기는 절정에 이른다.
이것은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기록으로 등재되어 있다. 30만 마리의 벌을 몸에 붙이는 대는 대략 1시간 정도의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달콤한 향기와 아찔함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아카시아 벌꿀축제장으로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