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은 영남 중견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철학을 들여다 본다. 이번에는 서양화가 김강록이다. 그는 그림을 통해 우주의 질서와 자연의 이치를 담아내는 예술세계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 질서 등 삼라만상이 그에게는 예술이요 인생이다. 김강록 작가의 작품 사랑으로 과거, 현재보다 미래 설계를 어떻게 하는지 살펴본다.◆ 김강록의 회화세계김강록은 키가 크다. 그는 20여년이 넘도록 ‘율려(律呂)’를 라이트 모티브로 꾸준히 작업해 왔다. 율려는 12율의 양률(陽律)과 음려(陰呂)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 전통 악률의 총칭이다.김 작가는 율려를 주된 모티브로 오방색과 수많은 층자의 간색들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화려한 색감정을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만물이 살아 움직이도록 ‘양’의 운동을 하게 하는 힘의 근원이 ‘율’이고, 휴식해 생명의 수렴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려’인데, 이 둘이면서 하나인 조화정신을 몸의 에너지 순환으로 직접 체득하면서 그것을 표출하는 것이 그의 회화세계다. ◆ 김강록의 작품 성향 작가의 예술의지 향방은 감성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 의식적인 것과 무의식적인 것, 나아가 필연적인 에너지 순환의 받아쓰기와 찰나의 우연적인 표출의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그는 일찍이 자신의 존재를 포함한 일체의 근원에 대해 숙고하는 가운데 목요철학세미나의 동양철학 강의에 심취했고, 불교철학이나 단학명상 등 우리 고유의 정신적인 맥을 찾는 일에 몰두해 왔다.현재도 선도 수련과 강의를 하고 있는 부인과 함께 여전히 공부와 수련체험을 병행하면서 작업하고 있다.특히, 작가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의 뇌교육학과에서 박사과정 수료를 바탕으로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힐링캠프’를 12년째 운용하고 있어 예술가의 사회적 실천의 노정을 알 수 있다. ◆ 김강록 작가의 질문여정그의 도자 그림은 도자 물감과 도판의 특성으로 인해 붓질 한번의 실수만으로도 작업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감의 농도를 조절해 그림을 그려야 하고 표면에 투명유약을 바르고 다시 가마에 구어야 작품이 완성되는 만큼 그 결과를 예측하고 능숙하게 작업을 할 수 있기까지 노력해 오고 있다.이런 시간을 보낸 그의 작품은 캔버스 위의 붓질이 그랬듯이 도판에서도 자유로운 감각의 유희가 펼쳐지고 있다. 꽃의 향연 같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 놓은 것 같기도 한 그이 도판 작품들은 이전의 강렬한 작품의 이미지에서 중장년 작가의 노련미와 안정된 화풍을 묻어 내고 있다.작가로서 그의 이미지는 강렬한 추상형태에서 우주의 질서, 조화, 상생의 형상으로 구체화했다. 김 작가는 혈기왕성하고 의욕적인 청년작가의 시기를 거쳐 중장년작가의 시기가 되면서 ‘본질’이라는 개념에 다시 질문여정이 시작됐다. ◆ 그는 왜 율려의 세계에서 작품활동을 하는가?율려의 세계는 광음파 즉, 시각적인 빛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음률로 들려질 수도 있으며, 여러 가지 차원의 파장들로도 느낄 수 있지만 바로 시각적인 차원에서의 율려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에너지를 담아 왔던 부분들이 있다면 고대 속에서의 일상적으로 얘기되어지는 부적의 세계가 있다. 부적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에너지를 발게 바꿔주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 부적을 현대화시키는 것이 오늘날 자신의 그림이다고 했다. 그래서 김 작가의 작품은 밝은 에너지를 얻는 힐링의 역할을 한다고 감히 생각한다. 이런 부적의 세계가 에너지 차원에서 새로운 하나의 밝음을 율려의 세계로 표출하고자 오늘도 이론도의 공부와 실천의 율려와 함께 하고 있다. ◆김강록 작가의 꿈은?김 작가의 세계는 그 어떤 작가보다 무한하다. 작품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율려’도 그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협소한 개념이다. 그의 작품은 시작도 끝도 가늠할 수 없는 영역에 놓여 있다. 작가 그 자신이 ‘추상표현주의’라는 미술사적 표현양식의 범주에서만이 아닌 그가 추구하는 광활한 가능성이 머물고 있는 정신의 영역에서 작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가 없기에 모든 것을 초월하는 작가는 유연하다, 어디에 얽매임도 구속함도 없이 근원으로부터 생동과 상생을 추구한다. 그의 추구함은 곧 에너지로 승화해 우리에게 시너지 효과를 발한다. 그는 명화를 남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오랫동안 꾸준히 좋은 작품을 남기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닫힘도 열림도 아닌 상태로 ’율려‘의 세계로 들어가 있으리라고 꿈을 꾼다. ◆ 김강록 작가의 이력은?김강록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대백프라자, 대구문화예술회관초대 등 개인전 11회, 경상북도 미술대전 대상 수상, 아시아 미술제,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대구·밀라노 교류전, 대구아트페어, 광저우아트페어, 부산국제환경예술제, 한중 국제현대미술교류전 등 수많은 전시회에 참가했다. 또 신조미술대전과 경북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신조형미술대전, 정수대전 등 심사위원을 역임했다.현재는 신조미술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대구미술협회원, 대구수성구미술가협회 회장, 경북도전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경산여고 교사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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