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보불로의 갤러리 ‘아래헌(관장 박종래)’에서는 강준 작가의 ‘차이와 반복’전이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전시 막바지여서 관람을 원한다면 서둘러야겠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준 작가의 기존 선보였던 작업과 함께 변화된 양식의 작업을 전국 최초로 공개하고 있어 더욱 감상의 폭이 넓혀졌다.
 
강준 작가는 ‘안과 밖(IN-OUT)’을 모티브로 오랫동안 작업해왔다. 
 
그것은 ‘안과 밖의 멋진 조화, 예상치 못한 그들만의 은밀하고 회화적인 대화가 21세기가 지향하는 공존의 미학 속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강준 작가는 작업의 과정을 연구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수행한다. 대상계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현’하려는 시도를 한다. 
 
무수히 반복되는 작업의 과정에 우연히 찾아오는 ‘이변’과 ‘차이’가 작업의 동질적 연속이 아닌 변화와 발전의 모태로 규명되고 있다.
  작가 강준은 작가노트에서 플라톤의 이데아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언급하며 “‘반복’을 통해 동일성이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차이’가 만들어진다. 바로 그 차이가 삶이며 본질이다. 차이를 발견하고 접속해 공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유화가 주를 이루던 과거 강준 작가의 작품 양식은 최근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그 탐색의 첫 결과가 이번 전시에 소개되고 있는 풍경화 작품들에서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풍경화 작업에서는 유화는 물론, 파스텔과 목탄 같은 다양한 재료를 활용했다. 
 
전통적 원근법에 회화적으로 표현되는 공간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고 프랑스 사실주의 풍경화가 코로의 작품에서 방법론적 회화 표현을 탐색했다. 
 
빛과 명암, 색채라는 회화 원론적 문제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의 작품에서 ‘나의 사건으로 접속’했다는 강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풍경 속 언덕을 자신이 거닐고 있는 듯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렇듯, 이국적 풍경의 서사는 아득한 피안의 세계처럼 몽환적이다가 때로는 전통적 회화의 본질적 요소로 더욱 명료하게 각인된다. 강준 작가의 새 작업이 감상자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다가오는 연유다.
  갤러리 아래헌 박종래 관장은 “강준 작가는 창작 대상이 되는 자연에서부터 화면, 재료, 도구와 능동적으로 소통하면서 회화 본원의 정신성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의 풍경화 앞에서 잠시 머물게 되는 흡인력의 본질은 서정적 풍경의 편안함이라기보다는 그 이면을 흐르는 회화 본연의 ‘놓아두는’ 자연스러움에 머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작가의 화업과 명성에 비한다면, 상상 이상의 매우 합리적인 작품가를 제시하고 있다. 
 
미술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특별가로 측정돼있는 강준 작가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
 
작가 강준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서울, 뉴욕 등에서 개인전 45회와 단체전 450여회, 국내외 저명 아트페어 부스 개인전에 6회 참가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부문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판화부문 특선,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우수상,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경북도청 등에 작품이 소장돼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