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가 법정스님의 입적과 관련, 14일 "진실이 거짓의 사슬에서 자유롭게 풀려나는 날, 송광사 뒷산 불일암으로 찾아뵙겠다"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법정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총리는 "3월의 하얀 눈이 봄볕에 녹고 있던 그 날, 제 육신이 법정에 매여 있던 그 시간, 스님은 무소유의 정토(淨土)로 떠나셨다"며 "배웅도 못해드린 것이 못내 죄스러워 뒤늦게 이런 글이라도 올리면, 마음의 짐이라도 좀 덜어질까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탐욕과 거짓에 물든 권력이 사람들의 삶을 거침없이 유린하는 이 땅에는 우리들만 남았다"며 "이제 어떤 스승에게 청빈과 상생의 지혜를 구해야 할 지 막막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님은 `인혁당 사건`으로 8명이 사형을 받은 뒤 `박해를 받으니 증오심이 생긴다. 증오심은 마음의 독`이라며 산으로 떠났다"며 "사람을 증오하지 않기 위해 은둔하신 스님을 뵈러 송광사를 찾았던 기억이 지금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한 전 총리는 "떠나신 자리가 너무나 크고 쓸쓸하다"며 "혹시라도 누가 될까 병문안도 못 드린 채 스님을 보내드린 제 처지가 한없이 서글프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일암을 찾으면) 맑은 바람 소리와 개울물 소리로 맞아달라"며 "향기로운 가르침으로 이 어처구니없는 세상의 탐욕과 증오를 말끔하게 씻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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