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2월 구미 원룸에서 숨진 3세 여아에 대해 “나는 딸을 낳은 적 없다” 며 극구 부인하던 외할머니 석모(48)씨가 5번째 유전자 검사 결과 친모로 확인됐다.
 
1·2심 재판부는 "세 번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보면 숨진 아이와 피고인(석씨) 사이에 친모·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며 "아이의 혈액형 등 출생 전후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자신이 낳은 여아와 친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신생아의 체중이 출생 직후 급변하는 현상이 있다는 점 ▲아이의 출생 이후 열흘간 촬영된 사진에 대한 전문가의 판독 필요 ▲식별 띠의 분리 가능성 ▲석 씨가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의 행적 등의 이유로 아이를 왜 바꿔치기 했는지 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이러한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대구지법 제1형사항소부는 지난 15일 미성년자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석모(49·여)씨의 파기환송심 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다섯 번째로 진행된 DNA 검사 결과를 공개하며 "앞서 나온 여러 차례 DNA 검사 결과처럼 피고인 석 씨와 친자 관계가 성립했다"며 "(숨진 아이는) 석 씨의 딸인 김모(23) 씨 등 2명의 딸과는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며, 외할머니인 석 씨 딸이라고 판시했다.
심리 방향에 대해 고민하던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을 시작하며 가족 중 가임기 여성 3명에 대한 DNA 검사 재실시를 결정해 대검찰청 DNA·화학분석과 DNA 감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재판부는 피고인 석 씨가 주장하는 '키메라증'과 관련해 "DNA 검사로 '친자 관계가 성립했다'고 했을 때 키메라증 현상으로 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할 수 있냐?"고 증인에게 질문했다.대검찰청 DNA 감정관은 "친자 관계가 성립했는데 '이게 키메라증이다'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관계가 성립됐는데 키메라증이기 때문에 친자관계가 성립 안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냐?"고 재차 묻자 DNA 감정관은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다. 제가 들은 바로는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이처럼 다섯 번째 유전자 검사에도 외할머니가 친모 관계로 밝혀졌지만 키메라증 때문에 친자관계가 성립할 수 없는 대검찰청 DNA 감정관 반론으로 이날 공판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석 씨의 최대 구속 기한은 내년 2월 4일로 그 이전 판결 미선고 시 석 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된다.
 
한편 2021년 2월 구미시 사곡동 한 원룸에 숨진 3세 여아 사망 사건은 전 국민들의 공분 속에서 A양의 친모로 알려진 김씨가 살인 등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친모로 알려진 외할머니 석 씨는 미성년자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8년을 받은 뒤 상고했고, 대법원은 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어 파기 환송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