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다산과 풍요, 지혜와 민첩함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토끼는 인간에게 버릴 것 하나 없이 모두 내주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계묘년을 맞아 국운이 상승하고 모두가 지혜로운 삶을 살며 모두가 풍족하고 행복하기 위해 헌신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상주시에서 ‘감 먹은 토끼농장’을 경영하는 배문수(74) 한국특수가축협회 회장의 바람이다. 배 회장은 700여 마리의 토끼를 사육하고 있다. 토끼를 사육하는 축산농가를 찾기 힘든 시절에 매우 특이한 사례다.배 회장은 “불과 40~50년 전만 하더라도 농촌 대부분의 가정에 토기 한두 마리를 길렀을 정도로 토끼는 우리 민족의 삶과 매우 밀접한 가축이었다”며 “60대 이상의 국민이라면 대부분 산으로 들로 토끼풀을 뜯으러 다녔던 기억이 있을 테지만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토끼는 희귀한 동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토끼 농가도 확연하게 줄었다. 실제로 15년 전까지 토끼 사육 농가가 1500여 곳이나 됐지만 현재 대량 사육농가는 전국적으로 약 100여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하지만 토끼는 산업적인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배 회장의 주장이다. 식육용, 실험용으로 용도가 다양해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고 노령층과 장애인이 쉽게 키울 수 있어 취약계층 경제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의 접근이 어려워 축산농가의 장려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고 구제역과 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의 위험이 없어 안전한 축산업이라고도 했다.우리나라에서 식육용으로 소비되는 토끼는 도축장 기준으로 연간 약 2만 마리 정도고 의과대학과 축산과학원 등에서의 실험용, 연구용으로는 약 4만 마리 정도가 소요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20억 마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농촌진흥청은 “‘동의보감’에는 토끼고기를 ‘성질이 차고 평하며 맛이 맵고 독이 없는 약재로 갈증을 치료하고 비(脾,비장)를 튼튼하게 한다’고 실려 있다”며 “토끼고기는 고단백 식품으로 100g당 단백질 함량은 20.97g이며 칼슘(14mg), 칼륨(366mg) 등 미네랄 함량도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탈리아 국립 파도바대학교 안토넬라 달라 조테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토끼 생산량은 약 180만톤에 이르며 이 중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가 48.8%, 유럽이 28.4%, 남북미대륙 18.1%, 아프리카 4.7%에 이른다.조테 교수는 토끼는 공격적이고 개방공간을 싫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집단 사육을 지양하고 개별 케이지 사육이 가능해 대규모 집단 사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30~32일이라는 짧은 임신기간과 암컷 1마리가 연간 40~60마리를 출산해 다산의 특성을 가져 산업용으로 육성하면 큰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배문수 회장은 “어미 토끼 100마리를 기르면 월 100만원의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토끼해에 들어서 노령층과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발전시켜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온순한 동물이면서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토끼에 대해 사육부터 생산물 가공까지 모든 노하우를 공유하는 ‘토끼사관학교’를 경북에 설립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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