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단체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가칭 '농민당' 창당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다. 농민과 농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정치 현장에서 대변하고 실제적인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정치 이념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정서적으로 안정시키고 농민들의 진정한 대변자 역할을 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또한 농민의 권익과 1차 산업으로서의 국가적 육성 필요성, 농업 발전 정책 등을 직접 입법화해 국력을 신장시키겠다는 것이 창당의 목적이다. 농업계의 오래된 염원 중의 하나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구제 개편 논의 등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농민당 창당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박영준)가 꾸려져 창당을 위한 여론과 의견을 규합하고 있다. 창당준비위는 지난해 12월 창당 준비 모임을 진행, 농민당의 창당 필요성과 정치적 역할 등을 논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쌀값 안정, 붕괴직전의 농촌 자구책 등 다양한 농업계의 의견을 반영, 직접 현실 정치에서 구현해 내겠다는 구상이다.창당준비위 박영준 준비위원장은 "농민과 농업을 모르는 이들이 법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농업 발전법'이 아니라 '농업 규제법'이 양산되고 있다"며 "농민과 농업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정치세력화는 농민당 창당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민당은 농민은 물론 농업 분야 관계자들과 관련 산업 종사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농업 우선 정책을 펴는 네덜란드처럼 세계적으로 1차 산업인 농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이념적 혼란에서 벗어나 정신 건강이 보장받는 예가 많다"고 덧붙였다.창당 일정과 관련, 왕남식 창당 준비위원은 "경북, 경남, 전남, 충남, 충북, 강원, 경기, 대전, 울산 등 각 시·도당 위원장들의 선임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 중이며, 300여 명의 발기인이 확보된 상태"라며 "오는 3월 창당발기인대회를 거쳐 올해 9월 창당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농업국가 특성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인을 대변하는 정당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릴지언정 한국 정당사에 기록될만한 선명성있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각종 농업인단체 회원들이 직접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이들의 조직과 농업인들의 참여가 농민당을 통해 정치 세력화될 경우 향후 정치권의 적지 않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