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10대 뉴 브랜드 사업 중 하나인 향가가 경주지역 서예가와 서각가에 의해 서각 작품으로 환생했다.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은 지난해 향가 10수를 선정해 서예가와 서각 작가들을 공모, 서각(목재는 모두 괴목 사용)으로 제작하고 원문과 작품 해설을 곁들여 경주시청 등 공공기관에 게시해 시민들이 쉽게 읽고 이해하도록 했다. 현존하는 향가는 25수다. 이 중 경주와 관련된 향가 14수 중 10수를 선정해 서각 작품으로 제작해 향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널리 알리기 위해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향가는 우리나라 고유의 시가이자 신라, 곧 경주의 노래다. 신라인의 순수한 정감과 사랑을 전통적 시형에 따라 읊조려왔다. 이러한 향가를 홍보해야 한다는데는 일찍이 공감대가 형성돼왔었다.
조철제 경주문화원장은 “향가를 비석에 새기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문화재 보호구역이 많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라 불가능했다. 그래서 서각으로 제작했고 작품 게시를 통해 향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우리의 고유한 시가가 애송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향가 서각 작업은 조철제 경주문화원장이 총괄했으며 김억조 동국대 웹문예학과 교수와 박광연 동국대 국사학과 교수가 자문을 맡았다. 서예(글씨) 참여 작가로는 김경혜, 김규환, 김성희, 박명숙, 정수암, 최경춘, 한중권 서예가이며 서각 작가로는 김재관, 김진룡, 박봉재, 손수협, 송승만, 이화진, 임영기, 전봉석, 최병두, 한종왕 작가가 참여했다. 먼저 ‘헌화가(노옹 작, 한중권 글씨, 손수협 새김)’는 경주향교에, ‘도솔가(월명사 작, 최경춘 글씨, 임영기 새김)’는 경주상공회의소, ‘모죽지랑가(득오 작, 김규환 글씨, 김진룡 새김)’는 경주시의회, ‘처용가(처용 작, 정수암 글씨, 송승만 새김)’는 경주의 문화예술이 활성화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경주예총에, ‘혜성가(융천사 작, 김성희 글씨, 한종왕 새김)’는 민생의 치안을 담당한 경찰 업무와 연관성이 있어 경주경찰서에 설치했다.
또 ‘원왕생가(광덕 작, 김경혜 글씨, 최병두 새김)’는 경주예술의전당, ‘제망매가(월명사 작, 최경춘 글씨, 전봉석 새김)’는 경주시립도서관, ‘찬기파랑가(충담사 작, 박명숙 글씨, 박봉재 새김)’는 경주문화원, ‘도천수관음가(희명 작, 김성희 글씨, 김재관 새김)’는 신라문화유산원, ‘안민가(충담사작, 정수암 글씨, 이화진 새김)’는 경주의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경주가 발전한다는 의미에서 경주시청에 설치했다.김억조 동국대 웹문예학과 교수는 “경주문화원에서 경주와 관련된 향가 14수 중, 10수의 향가를 선정하고 서각으로 작품화해 여러 공공기관에 전시하는 것은 의미 깊은 일”이라면서 “향후 누락된 서동요, 풍요, 원가, 우적가 등 4수의 향가 작품도 보완 사업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