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그림엔 경주의 봄이 그득하거나 경주 곳곳을 도발적인 에너지로 화사하게 표현하고 있다. “정말 신명나게 그린다”는 이현주 화가의 말처럼 작품들에선 둔중하고 거친 붓터치의 열정적 에너지가 넘친다.화가 이현주의 ‘경주의 혼을 담다’ 첫 개인전이 경주더케이호텔 1층 갤러리에서 20일부터 26일까지 더케이호텔측 초대 기획으로 열린다. ‘대왕암 일출’, ‘경주 남산 꽃구름’, ‘고도의 봄’, ‘황룡사의 봄’, ‘벚꽃 첨성대’, ‘천마 벚꽃’, ‘탑과 해바라기’, ‘푸른 소나무’ 등 동서양화의 경계를 오가며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크고 작은 작품들을 처음으로 일반에 선보인다. 이들 작품들에선, 화면 전체가 하나로 연속성을 지니면서 화폭 속 소재들이 연결돼 있으면서 서양화 재료로 표현한 동양화적 구도가 인상적이다.    캔버스에 아크릴이나 유화 물감의 서양화 재료를 사용했지만 동양화의 관념적인 이미지가 교차하는 것이다.   아직은 미완적 작품들도 더러 보이지만 충분히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미감(美感)의 매력적인 작품들이다. 늘 직접 사생으로 작업하니, 그림은 더욱 담대하고 시원하다. 대형 작품을 주저없이 붓 가는 대로 ‘툭툭’ 그려낸다고 하는 그는 밑그림도 없이 대형작을 그릴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이현주 화가는 경주 안강 출신으로 유년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송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왔다.각종 사생대회나 전국대회에 출전해 수상도 많아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에게 그림은 놀이이자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대학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현재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에 재학중이다. 늘 정체성에의 고민과 자생적인 그림에 대한 갈망이 끊이지 않았던 그는 더 이상 남의 것을 모방하는 작업에 흥미를 느낄 수 없어 한때는 붓을 내려놓고 방황하기도 했다.“틀에 짜여져 있는, 정형화된 그림이 싫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다르게’ 그렸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덜 띄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하루도 그림을 그리지 않은 날은 없었다” 그러나 다시 우리 미술과 동양적인 예술에 매료된 그는 동‧서양 미술의 만남을 시도하고 걸림없는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작업에 몰입하고 있다. 동양예술 이론이나 사상, 철학 등 작업을 위한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화가의 거친 듯한 붓질만큼 그가 살아온 이력도 롤러코스트다. 마흔 중반 즈음, 당시 절망적 삶을 접으려는 시도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시간을 살아왔다. 방황의 끝에서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웠던 것은 벽화 작업이었다. 울산의 한 중소기업 공장 건설용 벽화로 2000호 상당의 벽면에 아크릴과 유화 물감으로 꼬박 5년에 걸친 대형 작업을 혼자 해 낸 것이다. 당시 힘든 시간들을 그 작업에 전념하느라 잊어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나 자신을 위한 행복한 삶의 시작으로서 첫 전시를 준비했다. 제 뿌리인 경주의 혼을 한번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문무왕릉, 황룡사지, 첨성대, 천마 등 경주의 문화재나 경주의 유적지를 배경으로 경주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경주다운 장면의 어떤 찰나의 순간 ‘탄지(彈指)’를 화폭에 담았다. 우리가 익숙하게 보았던 경주의 문화유산을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앞으로 먹을 써서 종이를 통해 번지는 작업도 시도하려고 한다. 질감이나 느낌에 좀 더 집중하는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경주 남산 방면 마을에 벽화를 경주시에 제안해 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허만욱 화백은 “이현주는 천상, 화가라고 부를 만큼 재능을 타고난 보기 드문 작가다. 여성의 테두리에 갇힌 그림이라기엔, 남성적 에너지를 가진 작가다. 동서양화 구도와 명암 등에 대한 기본기가 충실한 그간의 작업들에 비해,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톱을 감춘 맹수와도 같은 응축된 실력을 가졌다”면서 다음 전시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라고 말했다.   이현주 화가는 2016년~2021년 ㈜금오공업의 의뢰로 5년간에 걸친 벽화 작업, 1996년~2010년까지 서울 밀리오레 패션몰, 두산타워 패션몰, 대구 패션몰 등 전국 매장에서 15년간 데코레이터로 일했다. 그 매장들과 기업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1990년 신라문화제 최우수 특선, 경주화랑교육원 미술대전 최우수, 1993년 형산강 문화제 특선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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