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하는 목적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 시대흐름에 따라 엉뚱한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로 목적을 성취하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은 "처음에 아이디어가 엉뚱하게 들리지 않으면, 그 후 그것에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생성형 AI)에게 물었다. "챗GPT의 사전에 훈련된, `Pre-trained`의 단어와 대규모 언어모델 LLM(Large Language Model)은 어떤 관계인가?" 대답의 핵심은 사전에 학습한 언어모델을 바탕으로 질문을 이해하고 응답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게 하는 자연어 처리의 핵심 기술이다.  오픈AI에서 챗GPT를 내놓기 전에 GPT3를 학부의 전자상거래 강좌에서 학생들에게 소개한 게 몇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이렇게 챗GPT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지를 생각하지 못했다. 전자상거래에는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알렉사는 전자상거래에서 인간이 가게에서 주문하듯이 말하면 상품을 주문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약 10년 이상, 필자는 시맨틱 웹과 온톨로지 연구와 교육에 빠져있었다. 대학원 강좌, 연구논문과 과제, 학회에서의 기조연설 등으로 바쁘게 활동했다. 시맨틱 웹은 온톨로지를 이용해 의미분석이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합 콘텐트를 제공하는 인터넷 웹을 실현하는 게 목적이다. 의미분석이란 기계가 동음이의어를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챗GPT의 사전 학습용 데이터가 필요한 것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시맨틱 웹에서는 HTML로 표현된 문서를 연결 데이터(linked data)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LLM과 연결형 데이터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연결형 데이터는 HTLM보다 범용인 RDF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시맨틱 웹이 지향하는 바와 챗GPT 서비스는 그 목적이 같다. 인간의 언어와 질문을 이해하고 통합된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인터넷 검색은 키워드에 대한 단편적인 문서를 여러 형식으로 제공한다.  그러면 과제를 하는 학생은 이들 다양한 문서를 자신의 관점에서 편집한다. 그러나 챗GPT나 시맨틱 웹은 사전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문자에게 종합한 지식을 제공한다. 마치 한 사람의 전문가인 것처럼 반응한다. 물론 시맨틱 웹은 인터넷 웹 자체로 인간 언어를 읽고 이해하여 인터넷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자 하기에 대단히 광범위한 프로젝트이다.  웹을 창시한 사람으로 알려진 팀 버너스리가 주축이 되어 월드와이드 웹 컨소시엄(W3C)에서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길이 험난하다. 반면에 챗GPT는 대화형으로 인간과 소통하면서 묻고 답하는 하나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이다. 길은 달라도 지향하는 목적은 같다. 상상하면, 어떤 방식의 길이 나타날 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 경이롭다.  2000년대 초 시맨틱 웹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제자가 지금은 국내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 기업에서 이사로 근무하는 것을 생각하니 참 자랑스럽고 기쁘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비즈니스 에서도 신뢰가 중요하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신뢰가 필수가 되어 간다. 사람들은 현실세계나 인터넷 세계, 그 어디에서든 신뢰하는 세상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갈 것이다.  최근 택시기사는 염려스럽게 말했다. 그 때 라디오에서는 챗GPT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마트폰이 우리 기억의 필요를 없애고 바보로 만들어 가듯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하여 언젠가는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지 두렵다"고 말했다.  필자는 너무 걱정하지 안 해도 된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디지사이트: 비즈니스 생태계 경영`의 책에서 잘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 실존주의에서 질 들뢰즈에 이르는 철학자들이 해답을 제공했다.(`디지사이트: 비즈니스 생태계 경영`, pp. 224-225)  인간에게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그러나 기계는 그 목적인 본질이 실존을 앞선다. 목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도구나 기계는 더 이상 쓸모가 없기에 폐기 처분된다. 들뢰즈의 말을 빌리자면, 컴퓨터와 로봇을 비롯한 기술적 기계는 결국 사회적 기계라는 인간이 만들어 가는 법과 제도 및 시스템의 통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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