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외동읍 괘릉리는 경주 남쪽 국도7호선에 인접한 마을이다. 약 400여년 전 이만동이라는 사람이 이 마을을 개척했다고 하며 신라 제38대 원성왕의 능이 있는 곳이다. 이 마을에는 414세대, 825명의 주민이 살고 있어 비교적 규모가 큰 마을로 알려져 있다. 국도를 끼고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고 원성왕릉은 물론 불과 2㎞ 안에 신라 고찰 불국사가 있어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으로 손꼽힌다. 주민들의 생업은 대부분 농업에 의존한다. 그리고 몇 곳의 축산 농가도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은 약 50~60가구 정도다. 원성왕릉 주변에 소나무숲이 울창하고 마을 전체의 해발고도가 높아 남경주의 전경이 한눈에 굽어보여 살기좋은 마을로 손꼽힌다. 마을의 고도가 높아서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비가 오면 한 줄기는 형산강으로 또 다른 한 줄기는 태화강으로 흘러들어간다. 국도가 마을의 왼편으로 나 있어 접근성이 탁월하다. 게다가 울산-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남경주 IC에 5분 안에 닿을 수 있어 교통편의는 훨씬 좋아졌다. 그런 덕택에 울산 등지에서 괘릉리에 정착한 주민이 230여 세대에 이른다. 원래의 주민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지인과의 갈등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 원인은 괘릉리가 집성촌이 아니라 각성받이들이 살아가던 곳이어서 마을 분위기가 매우 개방적인 데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외지에서 괘릉리에 정착한 주민들은 주로 퇴직자와 직장인, 자영업자들이다. 그들은 이 마을에 전원주택을 짓고 노후생활을 즐기거나 편리한 교통으로 인근 도시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괘릉리를 찾아 정착하는 주민들이 대거 유입됐고 이들은 원래 주민들의 텃세를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매우 잘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울산광역시민들은 노후의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마을로 괘릉리를 꼽고 있다. 괘릉리에는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노인편의시설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병원이나 문화시설은 경주시내까지 나가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10여분이면 경주의 중심에 닿을 수 있어 주민들은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5분 거리 안의 불국시장과 외동시장을 이용한다. 괘릉리는 2001년 경상북도가 지정한 충효마을이 됐다. 고령군 도진리가 1호였고 괘릉리는 2호였다. 경상북도는 이 마을을 충효마을로 지정하면서 “겨레의 얼이 숨쉬는 문화유적들이 가득한 마을로서 남쪽의 원성왕릉은 곡사(鵠寺:숭복사의 다른 이름)를 왕의 능침으로 바쳐 충성한 곳이며 동쪽 감산사는 중아찬 김지성의 충과 효를 염원하는 명문이 남아 국보로 지정된 도량이며 남쪽의 영지와 석불좌성은 아사달과 아사녀의 사랑과 정절이 깃든 곳이며, 북쪽의 석굴암과 불국사는 재상 김대성이 전세와 현세의 부모를 위해 세운 명찰로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괘릉리가 충효마을로 지정된 데에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이규인 선생의 수봉정이 큰 역할을 했다. 수봉정은 수봉 이규인이 구국의 일념으로 교학과 의휼 사업을 펼치면서 지금의 경주중고등학교를 세워 민족적 성원을 받았던 산실이어서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며 괘동서사는 수봉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사당이다. 여기에 김동규의 처 함안 조씨가 병든 지아비를 위해 자기 몸의 살을 빚어 소생시킨 열녀가 난 마을이기도 하다. 괘릉리 서경복(60) 이장은 “경주의 남쪽 마을 가운데 가장 살기좋은 곳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괘릉리를 꼽는다”고 했다. 서 이장은 “외지에서 많은 주민이 유입됐지만 모두 하나가 돼 마을의 발전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며 “마을에는 아직 주택부지가 많이 조성되고 있어 앞으로도 인구는 더 늘어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최락민(77)씨는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에 이 마을에 정착했다. 직장에 8년간 출퇴근을 하다가 퇴직 후 편안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 최씨는 “솔밭이 무성해서 쾌적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마을이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도 뛰어나다”며 “전원생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가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어 정착을 결심했고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병석 외동읍 부읍장은 “괘릉리만큼 지정학적으로나 자연환경, 역사문화적으로 살지 좋은 마을은 흔치 않다”며 “앞으로 괘릉리는 경주를 대표하는 주거지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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