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자력본부 인근 해변이 캠핑 애호가들의 성지로 부상했다. 주말이면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텐트가 쳐지고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로 주차장이 만원일 정도다.월성본부와 바로 연결된 나아리 해변은 주말마다 노지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곳은 월성본부에서 제한구역으로 정했지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공원으로 개방하고 있다. 월성본부 앞 공원의 우거진 소나무숲과 청정 바다가 잘 어우러져 캠퍼들이 최고의 명소로 손꼽는다. 코로나19 엔데믹이 시작된 올해 초여름에 접어들자 전국의 캠핑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몰려들고 있다.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저녁이 되면 해변과 공원일대 산책을 하며 나산뜰의 명물 신비한 등나무를 구경한다. 나산뜰(구 나산초등학교 운동장)에 위치한 커다랗고 나지막한 등나무는 특별한 사연을 안고 있다. 1959년 역대급 태풍 사라호 당시 등나무 한 그루가 번개를 맞은 채 뿌리가 뽑혀 마을로 떠내려왔다. 태풍과 번개의 역경을 이겨내고 마을로 찾아온 그 신비로운 모습에 반한 주민들이 당시 나산초등학교 운동장에 등나무를 심고 관리했다. 지금은 밤에도 그 신비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조명을 설치해 둬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포토 스팟이 됐으며 영험하고 웅장한 모습은 마치 영화 아바타의 생명의 나무를 연상케 한다. 월성본부 가까운 곳에 대종천 하류가 있다. 이곳은 수심이 얕고 수질이 맑아 어린아이를 동반한 캠핑객들이 안전하게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 어른 무릎 이하의 얕은 수심인데 일부 포인트는 어른 허리 정도 깊은 수심도 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수영도 하고 물놀이를 하기에 충분한 환경인 셈이다. 여기에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재미도 있다. 게다가 물이 맑아 물고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어 아이들에게는 생태체험장의 역할도 한다. 대종천 하류는 봉길리 대왕암 해변과 만나는 기수역이라 황어 산란지로 유명하다. 4~6월 산란기에는 산란을 위해 몰려드는 황어떼의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22일에는 문무대왕면 발전협의회가 주최하고 월성원자력본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후원하는 어린 은어 방류행사를 개최한다. 은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며 1급수에 서식하는 단년생 민물고기로 동해와 접해 있는 대종천 생태계 복원에 최적인 어종이다. 월성본부는 방류를 통해 대종천 어족자원 보존에 보탬이 되고 하천 생태계 복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해변과 대종천에 캠퍼들과 가족 여행자들이 몰리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 월성본부의 원전 안전운전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는 방증이며 근거 없는 원전 공포감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의미다.지난달 31일 환경부는 ‘월성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 월성본부 주변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월성분부 주변 주민의 방사선 노출과 건강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한 이번 조사는 서울대 의대가 지난 2021년 12월부터 1년간 진행했다. 조사 지역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문무대왕면, 감포읍 등 월성원전 반경 5㎞ 이내 지역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5~2020년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 3개 읍·면 암 발생은 전국과 비교해 남성은 88% 수준이고 여성은 82% 수준이었다.조사 대상 주민 874명 소변검사(체내 방사성물질 측정)에선 삼중수소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연간 기준 0.00008mSv(밀리시버트)로,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른 일반인의 법적 노출 기준인 연간 1mSv 대비 1만분의 1 수준이었다. 또, 원전에 보다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 4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선 방사성 세슘·스트론튬·플루토늄·아이오딘 등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지난 주말 포항시 양덕동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기려 대종천을 찾은 최세일(52)씨는 “대종천은 어느 강보다 가족들이 여름을 지내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어서 자주 찾는다”며 “인근에 원자력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어린아이들과 함께 올 정도로 안전성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 전포동에서 나아리 해변을 찾아 차박을 한 한지영(37)씨는 “부산에도 해변이 많지만 나아리 해변이 차박을 하거나 캠핑을 즐기기에 가장 쾌적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원전이 바로 보이는 장소지만 심리적 부담이 전혀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원전 운전의 능력에 대해서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월성본부 제1발전소 전기부에 근무하는 문지원(41)씨는 가족과 함께 나아리 해변에서 주말을 보냈다. 문씨는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원전에 대한 기술적인 면에서 일반 시민들보다 비교적 자세하게 알고 있다”며 “월성본부의 전 직원들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일원이라는 자부심과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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