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단촌면의 단촌초등학교는 의성군의 16개 초등학교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지정 학교다. 단촌초등학교는 1930년에 개교한 이래 6311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소멸 위험지역 1순위로 꼽힐 만큼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에 해마다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더 많은 의성군의 한 작은 학교로 남았다.복식학급 2개, 단식학급 2개 등 모두 4학급에 12명의 전교생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의성초등학교 학구에서 입학‧전입을 한 학생이 7명으로 순수 단촌 학구의 재학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명이다. 이 중 2명은 안동으로 가족이 이사한 뒤에도 단촌면에 있는 외가를 오가며 본교에 계속 재학하고 있다.
그러나 단촌초등학교는 2019년 처음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로 지정된 후 매년 다양하고 차별화된 교육활동과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매우 높은 만족도와 신뢰를 얻고 있다. 2020년에는 개학도 하기 전에 시작된 코로나19로 한동안 등교마저 힘든 시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위기 상황에서 단촌초등학교는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기회로 삼았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생 생활교육의 애로와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에도 단촌초등학교는 1:1 밀착 학습지도와 생활교육으로 학력 관리는 물론 코로나 후유증도 예방할 수 있었다.
단촌초등학교는 작은 학교 소인수 학급의 장점과 자유학구제에 대한 홍보를 꾸준히 전개하면서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 향상에 집중해 재학생의 유출을 막고 큰 학교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으는 데 우선 집중했다. 또 병설유치원의 원아가 우선적으로 확보되고 유지돼야 매년 초등학교로의 입학으로 이어지기에 본교 재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관내 유아와 예비 학부모를 초청해 운영한 공동 체험행사 등 병설유치원과도 연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의성읍에 거주하지만 단촌초 병설유치원에서 2년을 재원하고 입학한 한 학생은 담임교사와 매일 1대1 수업을 하고 있다. 이 학생은 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하기 힘든 약간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담임교사의 각별한 손길과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3월 개학 후 현재까지 담임교사의 사랑을 더한 집중교육으로 눈에 보일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 학생은 상급생은 물론 학교 전 구성원에게 특별한 사랑과 귀여움을 받고 있다. 학생 스스로도 자존감이 높아졌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처럼 소수이지만 단 한 학생도 낙오하지 않도록 단촌초등학교의 모든 교육주체들은 한 마음이 돼 있다.
단촌초등학교의 특색은 평범하지만 전교생이 한 가족 친형제 자매처럼 함께한다는 것이다. 1학년 동생의 손을 잡고 살뜰하게 챙기는 의젓한 6학년을 비롯한 전교생이 함께한 수학여행과 물놀이 및 캠핑 활동, 승마체험 활동, 안전체험, 서울 도시체험학습과 스키캠프 등을 비롯한 매월 다양한 주제가 있는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주인이 돼 스스로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학생자치 활동, 다양한 체험활동 중심의 인성교육으로 단촌초등학교에는 학교폭력이 없다.직접 심은 씨앗이나 모종이 자라서 결실이 되면 함께 수확하고 맛보는 텃밭 가꾸기 활동으로 살아있는 환경교육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심리 정서의 안정과 건전한 성장을 돕는 전문 상담 활동, 예체능 특기 신장과 미래사회 역량 신장에 중점을 둔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동아리 활동 등 학년별 교과교육과정을 제외한 웬만한 교육 활동 전반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함께하는 평범하지만 특색 있는 활동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학부모들의 학교교육 참여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학구제 큰 학교와 작은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소통하며 교류한 작은 학교 방문의 날 행사, 재학생만으로는 백군 청군 팀 구성도 힘들지만 거꾸로 학부모와 자녀가 모두 팀원으로 참여해 모든 종목을 자녀와 함께 뛰고 달린 운동회, 미래교육지구 마을학교와 연계해 매주 금요일 하교 후에 이뤄지는 다양한 영역의 체험활동 등 단촌초등학교의 학교교육은 교육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간다.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지만 단촌초등학교는 총동창회가 없다. 하지만 매년 졸업식에서는 지역 기관단체, 몇몇 동기회에서 졸업생들에게 적지 않은 장학금을 희사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그 일부분을 전입 학생과 신입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적립해 지급함으로써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색 있고 차별화된 자유학구제의 운영은 예산 지원이 큰 뒷받침이 되기도 한다. 든든한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작은 학교 학생들은 큰 학교에서는 하기 힘든 다양하고 색다른 프로그램들을 전교생이 함께할 수 있다. 생존수영교육을 예로 들자면 매년 이론교육 대상인 저학년까지도 대상으로 포함해 실기교육으로 진행해 학생들은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위기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을 더욱 내실 있게 익힐 수 있게 했다. 수영용품 구입비,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피복 구입비와 물품 지원 등 학부모 교육경비 부담을 경감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더 나은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 필요한 교구 기자재는 물론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 개선 지원사업도 매년 꾸준히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학생 골프 연습실을 별도의 교실에 새로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각종 사업들은 자유학구제 예산 지원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하다.
백경애 교장은 “한 학생도 놓치지 않고 전교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교육 주체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작은 학교의 학생이지만 자라나서 1당 100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집중해서 교육하고 있으며 모두가 형제자매라는 인식으로 가정에서 배우는 형제의 우애를 학교에서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